9일 발스파 챔피언십 출전…2번 우승 최경주도 출격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9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시작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은 특급 선수들이 쉬어 가는 대회다.
메이저급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 이어 열리는 데다 정상급 선수들이 빠질 수 없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바로 옆에 치러지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5위에 포진한 더스틴 존슨(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조던 스피스(미국) 5명을 이 대회에서 볼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꺼운 PGA투어라 이들 말고도 출전 선수 명단에는 빅스타가 수두룩하다.
세계랭킹 6위에 올라 있는 작년 디오픈 챔피언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이번 시즌 3승을 쓸어담으며 돌풍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저스틴 토머스(미국·세계랭킹 7위)가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격돌한다.
세계랭킹 12위 패트릭 리드(미국)와 함께 한국산 볼빅 골프볼 사용 계약으로 화제를 모은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특히 눈길을 모으는 출전 선수는 따로 있다. 주최 측 초청으로 출전하는 리 매코이(미국)다.
매코이는 아직 PGA투어 카드가 없다. 지난해 프로로 전향한 그는 작년 11월 2부투어 퀄리파잉스쿨 2차전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오른쪽 손목뼈가 부러지는 불운을 당했다.
2부투어를 통해 PGA투어에 입성하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월요 예선을 통과하거나 주최 측 초청을 받는 게 대회에 나올 수 있는 길이 됐다.
두 방법 모두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기만큼 어렵다. 올해 들어 매코이는 한 번도 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그는 발스파 챔피언십에 주최 측 초청을 받았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초청을 받아 출전해 4위를 차지했던 매코이를 대회 운영 책임자가 잊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매코이는 대회가 열리는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이니스브룩 리조트 안에 있는 주택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반 때 조지아주로 이사하기 전까지 날마다 코퍼헤드 코스에서 공을 쳤다. 코퍼헤드코스에서 친 라운드가 줄잡아 1천 번이 넘는다.
한마디로 코스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샅샅이 파악하고 있다. 대학 무대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기량도 기량이지만 지난해 발스파 챔피언십에서 4위에 입상한 것도 이런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코퍼헤드 코스는 PGA투어가 열리는 코스 가운데 어렵기로 유명하다.
16∼18번홀은 '뱀 구덩이'로 불린다. 워낙 어려워 이 3개홀에서 정상급 선수라도 이븐파를 목표로 삼을 정도다.
지난 연말 부러진 손목 탓에 2개월 동안 병원을 오가며 허송세월했고 투어 입성도 무산된 매코이는 다시 오기 힘든 기회다.
현지 신문 탬파베이 타임스는 "매코이가 번갯불을 유리병 속에 담으려 한다"고 썼다.
매코이는 "예전부터 알던 동네 사람들과 재회는 기쁘지만, 성적이 나쁘다면 고향에 돌아온 게 무슨 소용인가"라며 "이번에 반드시 5위 이내에 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한 발스파 챔피언십에는 PGA 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일제히 출사표를 냈다.
최경주(47), 강성훈(30), 안병훈(26), 노승열(26). 김민휘(25), 김시우(22)가 출전한다.
최경주는 2002년과 2006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0년에는 짐 퓨릭(미국)에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코스가 낯익고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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