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에서 외국인 여성 배낭여행객(백패커)들이 강력범죄에 노출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호주는 천혜의 자연으로 젊은 백패커와 여행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지만, 이들 중 일부는 자칫 방심했다가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7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22살의 한 영국인 백패커는 올해 초부터 지난 5일까지 약 두 달간 동갑내기 남성에 인질로 잡혀 성폭행과 구타를 당하는 시련을 당하다 지난 5일 극적으로 구출됐다.
피해 여성은 3개월 전 퀸즐랜드주 케언스에서 이 남성을 처음 만난 뒤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가자는 제안을 수락했다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이 여성은 남성에게 퀸즐랜드 오지로 끌려다니며 고초를 겪던 중 주도 브리즈번에서 서쪽으로 약 600㎞ 떨어진 한 도로에서 이뤄진 경찰의 불심 검문 덕에 더 큰 화를 면했다.
당시 경찰은 운전석에 앉은 피해 여성이 얼굴에 상처가 나 있고 극도로 공포감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보고 범죄를 염두에 두면서 여성을 구해 냈다.
피해 여성은 안면 골절과 함께 몸의 찰과상과 자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밖에도 호주에서는 최근 외국의 젊은 여성 여행객이 범죄에 시달리는 일이 잊을만하면 한번씩 터져 나오고 있다.
24살의 폴란드 여성은 지난해 11월 브리즈번의 한 가정에서 보모 역할을 하던 중 28살 남성으로부터 성폭행과 잔혹한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랜 수사 끝에 지난주 가해 남성을 기소했으나, 모국으로 돌아간 피해 여성은 기소 수일 전 교통사고로 숨졌다.
또 지난해 2월에는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인근 한적한 해안에서 백패커 2명이 성폭행과 피살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다.
독일과 브라질 출신 두 여성은 유명 웹사이트에 애들레이드에서 멜버른까지 차로 태워줄 사람을 찾으려고 각각 글을 올렸다가 답장을 보내온 59살의 가해 남성을 만났다.
이 밖에도 2014년 3월에는 브리즈번에서 21살의 프랑스 여학생이 마약에 취해 있던 남성으로부터 폭행과 성폭행을 당한 뒤 공원 의자에 수 시간 방치됐다가 숨졌다.
피해 여성은 윗옷과 신문으로 덮여 있어 행인들로부터 노숙자라는 오인을 받아 목숨을 구할 수 없었고, 가해자는 지난해 10월 종신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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