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감독 "연통제 통해 재조명…내년 말 개봉 목표"
(아산=연합뉴스) 김용윤 기자 = "대한민국 임시정부 지하조직 연통제(聯通制) 요원의 첩보활동과 활약상을 통해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1878∼1938)의 또 다른 모습을 조명할 예정입니다."
국무원령 1호 비밀조직인 연통제를 통해 안창호를 재조명할 영화가 만들어지게 돼 관심을 끌고 있다.
호서대 문화예술학부 영상미디어전공 교수로 영상연출을 강의하는 진승현 감독은 내년 말 상영을 목표로 도산의 새롭게 비출 영화를 제작키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시나리오 각색이 끝나면 4월중 출연배우를 캐스팅하고 올해 하반기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는 레인보우시네마와 진진엔터테인먼트필름을 통해 2018년 말 배급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상영시간은 115분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 기념사업회가 지원하는 이 영화 제작에는 136억원이 투입된다.
끊임없는 자아혁신과 자기개조로 민족의 앞날을 개척하려 한 교육자이자 사상가인 도산 안창호 선생이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와 국내 독립운동 세력의 연결고리인 구국결사 조직의 총책이었다는 사실은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8일 교수연구실에서 만난 진 감독은 "'암살', '밀정' 등 기존 작품처럼 역사적 사실을 깔고 임시정부 내무총장 안창호라는 실제 인물과 가상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관객을 스토리로 빠져들게 하면서도 풍부한 액션으로 때론 긴장으로 몰아넣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통제 비밀요원을 통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도산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만나 그를 재해석하는 묘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중국 상하이는 물론 도산의 또 다른 무대였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에서 촬영된다.
영화 '7월 32일'과 '어디로 갈까요' '초록동색'를 각색하고 제작에 참여했던 시나리오작가 김용순과 '작전명 블루'를 각색한 신예 정성하가 각본을 썼다.
진 감독은 "첩보 장르 형태로 긴장감 있게 주제를 전개하면서도 교육자이자 사상가, 지략가이면서도 전략가였던 도산의 크고 섬세한 '애기애타(愛己愛他)' 리더십을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배우를 점찍어 뒀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내용을 보면 3·1 운동 2개월이 지난 5월 상하이에 도착한 도산은 영화에서 임정 국무원령 제1호로 발동된 '연통제'를 총괄하게 되고, 도산의 보좌관이자 밀 첩보요원으로 사실상 조직을 이끌고 가는 이강혁과 전화국 교환원으로 임정 '언더커버' 역할을 하는 윤시원 등 가상의 캐릭터로 스토리를 주도한다.
악명 높은 고등계 형사 미와 와사부로(1884∼?), 도박판에서 가산을 탕진하는 척하며 독립운동 자금을 댄 김용환(1887∼1946), 아일랜드계 사업가로 독립운동을 측면 지원한 조지 쇼(1880∼1943), 중국 근현대사의 아버지 쑨원(1866∼1925) 등도 실존 인물로 등장한다.
진 감독은 "도산이 상하이에 도착하기 10년 전인 1909년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는 총성과 함께 시작될 영화는 출연 인원만 1천명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스토리 전개상 화면은 일제 강점기 한반도, 상하이, 미국 캘리포니아를 오가겠지만 엔딩 장면은 역시 상하이로, 도산과 연통제 비밀요원들의 기념촬영으로 마무리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1월 '돌아오지 않는 해병'으로 유명한 영화계 대선배 이상구 감독이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고심 끝에 수락했다"며 "전면에서 활동했던 다른 독립운동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적 이미지가 강했던 도산을 어떻게 그릴지 조심스러우면서도 가슴이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 감독은 2010년 어린 딸과 아버지의 안타까운 이별과 상봉을 통해 애틋한 부정을 그린 가족영화로 고은의 단편소설 '만월'을 원작으로 한 영화 '7월 32일'을 감독해 일본 후쿠오카국제영화제 초청됐고 상하이국제영화제, 충무로 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y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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