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다 발라버려."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청주 국민은행의 슈터 강아정이 이렇게 말하자 기자회견장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박혜진, 2위와 3위에 올라 10일부터 플레이오프(3전2승제)를 치르는 용인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과 박하나, 국민은행 안덕수 감독과 강아정이 참석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각자 각오를 5글자로 말해달라'는 부탁에 다른 참석자들은 "우리가 우승"이라거나 "우승은 삼성" 등과 같은 답변을 했다.
맨 마지막으로 답변에 나선 강아정이 "다 발라버려"라고 말하자 사회를 맡은 KBS N 스포츠의 김기웅 아나운서가 "이게 과연 기사로 나갈 수 있을까요"라며 우려를 나타낼 정도로 화끈한 입담이었다.
강아정이 이날 미디어데이의 주인공이었다.
강아정은 기자들의 질문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자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제가 박혜진 선수에게 질문해도 되나요"라고 묻더니 "강아정의 국민은행과 박하나의 삼성생명 가운데 어느 쪽이 올라오는 것이 더 껄끄럽겠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또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 만나 한 번도 못 이기고 5전 전패를 당했다'는 지적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박혜진과 박하나가 벌인 신경전도 웃음을 자아냈다.
'우승할 경우 세리머니를 약속해달라'는 주문에 박혜진이 먼저 "우승하고 나서 감독님을 밟는 것은 우리 선수들이 우승하고 싶어하는 이유기 때문에 뺄 수가 없다"며 "밟는 것만으로 성에 차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괴롭힘 방법을 연구하겠다"고 답했다.
평소 위성우 감독의 호된 훈련을 우승 세리머니에서 복수하는 것이 큰 낙이라는 의미였다.
그러자 박하나는 "(박)혜진이는 감독님을 괴롭히는 연구를 한다고 했지만 저희 팀 선수들은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우리가 우승하면 감독님께 큰절하겠다"고 말해 박혜진을 한순간에 '못된 선수'로 만들었다.
강아정은 "우리 청주가 홈 팬들의 열기가 대단한데 우승을 못 해 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우승을 한다면 선수들이 예쁘게 차려입고 일일카페와 같은 행사를 팬들과 함께 열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우리은행 박혜진은 삼성생명과 국민은행이 플레이오프에서 접전을 벌이고 올라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혜진은 "가뜩이나 여자농구가 재미없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플레이오프에서 두 팀이 연장전도 좀 하면서 인기를 올려주면 좋겠다"며 10일부터 플레이오프를 시작하는 두 팀의 약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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