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5구역 시공계약 해지 추진·과천주공 1단지 새 시공사 선정 앞둬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앞두고 재건축 단지들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순항하던 일부 단지는 착공을 코앞에 두고 시공사 교체에 나서 재건축에 급제동이 걸렸다.
7일 재건축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2동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18일 시공계약 해지를 안건으로 하는 조합원 총회를 연다.
면적 17만6천여㎡, 조합원 1천45가구 규모의 방배5구역은 재건축이 완료되면 3천80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조합은 앞서 2014년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컨소시엄(프리미엄 사업단)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사업지는 이미 작년 7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작년 말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바뀐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이주가 지연됐다.
최근 시공사 선정 결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까지 진행됐지만 고등법원이 시공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소송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조합은 시공사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급보증을 거부하고, 불리한 사업비 대출 조건을 제시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시공사 교체에 나섰다.
통상 재건축 과정에서 중도에 시공사를 교체할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크고 사업 지연에 따른 금전적 손실 등은 결국 조합원에게 전가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프리미엄 사업단은 "시공계약 해지 안건이 가결될 경우 손해배상소송을 비롯한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어서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주까지 마친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주공1단지의 경우 지난 1월 재건축 조합이 기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의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설계 변경과 고급 마감재 적용 등을 이유로 공사비 600억원의 증액을 조합에 요구했고 조합 내부에서 사업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부담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면서 시공사 교체에 나섰다.
조합은 지난달 28일 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해 GS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3곳이 참여하면서 오는 26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두고 있다.
이렇게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 지연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중도에 시공사 교체를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재건축 사업에 따른 수익이 사업 지연으로 인한 손실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방배5구역이나 과천주공 1단지처럼 누구나 탐내는 노른자위 재건축 단지는 충분한 수익이 보장되고 일반분양에도 어려움이 없는 사업지여서 조합이 시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이유로 조합이 사업 지연을 감수하더라도 입맛에 맞는 조건을 제시하는 시공사를 찾아 나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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