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이스라엘을 하나로 만드는 힘, 유대인 자부심

입력 2017-03-07 17:04  

[WBC] 이스라엘을 하나로 만드는 힘, 유대인 자부심

"이스라엘 방문해 핏줄 느껴…유대인 응원에 큰 힘 받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우리는 인종 때문에 많은 공격을 받았었다. 이렇게 일어서서 유대인 깃발을 흔들며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자격이 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이스라엘 대표팀의 포수 라이언 라반웨이(오클랜드 애슬래틱스 마이너리그)의 자부심이 담긴 말이다.

약체로 평가받은 이스라엘은 6일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에서 한국을 2-1로 누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7일에는 두 번째 상대 대만을 15-7로 대파하며 기세를 몰아갔다.

예상을 깬 이스라엘의 돌풍에 세계 야구가 깜짝 놀랐다.

대만전 종료 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공식 기자회견에는 이스라엘 팀워크의 비밀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스라엘은 전·현직 메이저리거나 마이너리거 출신으로 구성된, 외인구단 같은팀이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이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유대인이라는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라반웨이와 아이크 데이비스(뉴욕 양키스)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이스라엘을 방문해 자신의 혈통을 다시 한 번 느꼈고, 이 경험으로 더욱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팀 동료 중 몇 명은 이미 이스라엘을 방문했고, 아직 안 간 선수들도 있다. 저는 몇 달 전에 갔는데,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자라면서 들어온 이야기와 지명을 실제로 본 것은 삶을 바꾸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으로 이스라엘에 야구가 싹을 틔울 수도 있겠다고 기대하면서 "우리 활동으로 작은 변화가 생길 수 있고,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이는 제가 가진 목표이자 소망"이라고 밝혔다.

라반웨이도 이스라엘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현지 음식도 먹어봤다면서 "정말 멋졌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아가 미국에 있는 유대인들이 연락을 해왔다. 유대인 운동선수가 많지 않은데 응원을 해주더라. 큰 힘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데이비스는 유대인을 대표해 국제 경기에 뛰는 것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님이 모두 유대인이고, 가족의 절반이 유대인이다. 조상과 아버지를 대표한다는 것을 굉장히 좋은 경험이다. 특히 가족이 유대인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자부했다.

또 "이렇게 외부에서 유대인으로서 관심을 받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미래에 운동선수가 되고 싶어하는 어린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신들의 활동이 유대인의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대표팀의 마스코트 '멘치'(mensch)를 데리고 다니며 유대인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멘치는 유대인을 형상화한 대형 인형이다.

이 멘치는 이스라엘 대표팀 타자 코디 데커(밀워키 브루어스 마이너리그)가 재미 삼아 지니고 다녔던 것인데, 어느새 대표팀 모두의 사랑을 받는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라반웨이는 "기독교 가정의 선반을 보면 작은 요정 같은 장식품이 있다. 유대인도 비슷한 것이 있다"며 멘치를 설명하면서 "모두가 재밌어한다"고 웃었다.

WBC에서 이스라엘 대표팀이 활약하는 것은 각 선수의 미래도 바꿀 수 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많아서 이번 대회에서 스카우트의 눈에 띌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스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렇게 큰 무대에서 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경기를 치르는 것은 좋은 기회다"며 "언제나 미래를 생각하면서 뛰는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경기를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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