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이 한반도 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고궁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3월 1∼5일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의 입장객 수를 집계한 결과 중국인 일평균 관람객이 지난달과 비교해 36.5% 감소했다고 8일 밝혔다.
4대 궁과 종묘를 관람하는 중국인은 1월에는 일평균 5천322명, 2월에는 5천270명이었으나 이달 들어 3천349명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중국인이 전체 관람객의 약 40%를 차지하는 경복궁의 타격이 컸다. 경복궁에서는 1∼2월에 일평균 4천500명 수준이던 유커(遊客, 중국인 관광객)가 3월에는 2천830명으로 줄었다.
덕수궁을 찾는 중국인 방문객도 2월에는 하루 평균 582명이었으나, 3월에는 399명으로 감소했다. 창덕궁의 일평균 중국인 관람객 수도 2월에는 1천140명이었지만, 이달에는 1천28명이 됐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은 경복궁과 붙어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외국인 입장객 수 변화에서도 확인됐다. 입장료 3천원을 내야 하는 경복궁과 달리, 국립민속박물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많은 중국인이 찾는 곳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의 2월 마지막 주(2.26∼3.4) 외국인 관람객 수는 1만9천965명으로, 그 이전 주(2.19∼2.25)의 2만4천390명에 비해 18.1% 감소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로 자국 여행사의 한국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한 것이 고궁 관람객 수에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람객은 줄었으나, 내국인 관람객이 증가해 전체적으로는 일평균 관람객 수에 큰 변화가 없다"며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본 뒤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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