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유럽에서는 올해 주요 선거를 앞두고 국경선 개방, 이민, 국제 동맹 등의 위험성을 집중 보도하는 극우 성향 뉴스 웹사이트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각) 전통 정당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유럽의 웹사이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기회로 삼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뉴스를 퍼 올리면 되기 때문에 대부분 소규모 뉴스 사이트들이다. 일부 웹사이트는 러시아에 등록하고 있으며 '게이트스톤 유럽' 같은 웹사이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미국인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일부 온라인 운동가들이 오는 15일 총선에 출마한 극우파 정당인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당수 등 반이슬람 공약을 내세운 후보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 프랑스에서는 오는 4월과 5월 두 차례의 대선 투표를 치르는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와 맞붙는 경쟁자들을 비판하는 뉴스 블로그들이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와 함께 독일의 일부 웹사이트들은 난민들이 강간을 일삼고 있다는 등의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으며 반난민을 부르짖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이 9월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뉴스 웹사이트 '게이트스톤 유럽'을 설립한 티몬 디아스(29)는 "아주 놀라운 뉴스가 쏟아지고 있으며 종종 강간이나 폭력, 이민자들에 관한 뉴스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이 유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알게 되기를 원하며 그에 따라서 투표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고 "특히 올해는 총선을 앞두고 있는 해"라고 덧붙였다.
기자가 4명에 불과하며 사무실도 없는 '게이트스톤 유럽'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 물망에 오른 매파 존 볼턴 전 유엔 대사가 소장을 맡고 있는 뉴욕의 게이트스톤연구소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극우 성향의 웹사이트 세계에서는 가짜 사진을 올려도 별다른 논란이 없다. 또 다른 극우 웹사이트인 '더포스트온라인' 편집인인 베르트 브뤼센은 "그것도 사람들에게 말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브뤼센 편집인은 "네덜란드의 빌더르스 당수가 말하는 것도 상당수가 인터넷 언어"라면서 "인터넷이 그들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주고 인터넷도 그들로 인해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선거가 있는 유럽 각국에서 극우 사이트들이 번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이트 대다수가 불투명한 소유 구조를 갖고 있어 배후가 누구인지 가려내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의 사실을 규명하는 웹사이트인 '미미카마'의 안드레 볼프 대변인은 "이들은 기본은 사실이고 그 주변에 자신들만의 분위기를 담은 이야기를 발행한다"면서 "우리는 그런 기사를 '가짜 잡종' 기사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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