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탄탄한 전력…연패 한 번밖에 없었다

입력 2017-03-07 18:19  

흥국생명의 탄탄한 전력…연패 한 번밖에 없었다

암흑기 딛고 9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달성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9년 만에 정규리그 최정상에 오른 흥국생명은 올 시즌 연패가 단 한 번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인 지난해 10월 30일 GS칼텍스전(0-3패)과 같은 해 11월 4일 IBK기업은행전(1-3패)에서만 한 차례 2연패를 경험했을 뿐 이후에는 연패를 허락하지 않았다.

강팀의 절대 조건 중의 하나가 연패를 하지 않는 것인데, 흥국생명은 강팀의 기본 조건을 충실하게 지킨 셈이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새 외국인 선수 타비 러브, 레프트 이재영과 신연경, 센터 김나희와 김수지, 세터 조송화, 리베로 한지현을 주전으로 기용했다.

주전 자리를 꿰찬 한지현을 중심으로 이재영, 신연경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수비 안정을 뒷받침했고, 세터 조송화도 자신감을 얻고 팀의 중심을 잡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3위로 5년 만에 '봄 배구'에 나섰으나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외국인 주포 테일러 심슨이 시즌 막판 족저근막염으로 부상 낙마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흥국생명은 뒤늦게 주 포지션이 센터인 알렉시스 올가드를 영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선수 문제로 진통을 겪는 와중에도 3위를 차지한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복덩이' 러브가 가세한 올 시즌, 흥국생명은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키 196㎝인 러브는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크다.

탁월한 체격으로 지난해 4월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때부터 기대를 모은 러브는 득점 3위를 달리며 흥국생명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재영과 러브 좌우 쌍포의 화력은 6개 구단 어느 팀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2014년 5월에는 현대건설에서 센터 김수지를 데려와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혀온 높이를 보강하는 데 성공했다.

김수지와 김나희의 센터진은 이동공격을 가장 잘하는 듀오로 자리를 잡으며 전력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수지는 또 당일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에게 팀 자체적으로 주는 '수지메달'을 만들어 팀에 끈끈함을 불어넣었다.

물론 위기는 있었다. '공수의 핵'인 이재영과 조송화가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선두 굳히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2명의 핵심 선수가 이탈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2위 경쟁자인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12월 11일 9연패 중이던 최하위 도로공사에 덜미를 잡히는 행운이 찾아왔다.

흥국생명 선수 18명의 평균 나이는 23세다. 패기만 넘쳤던 젊은 선수들은 초보 지도자 박미희 감독의 따뜻한 리더십을 만나 한층 단단해졌다.

공수 양면으로 균형 잡힌 흥국생명이 오는 24일부터 시작하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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