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전 4이닝 무실점한 마르크벌, 2이닝 무실점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네덜란드 대표팀 에이스 릭 밴덴헐크(32·소프트뱅크 호크스)에게 무실점으로 당한 건, 예상한 바다.
하지만 미국 마이너리그도 아닌 네덜란드 리그에서 뛰는 디호마르 마르크벌(37) 공략 실패는 '준비 부족'이다.
한국은 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 두 번째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0-5로 패했다.
선발 밴덴헐크가 4이닝(3피안타 무실점)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한국 더그아웃은 의욕에 찼다.
대표팀은 A조 최강 네덜란드의 약점을 '불펜'으로 봤다. 밴덴헐크 이후에 등판하는 투수는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네덜란드는 5회부터 마르크벌을 마운드에 올렸다.
한국에 '참사'를 안겼던 투수다. 2013년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WBC 1라운드, 마르크벌은 한국전 선발로 나서 4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네덜란드를 한 수 아래로 봤던 한국은 마르크벌 공략에 실패하면서 끌려갔고, 결국 0-5로 패했다. 첫 경기 패배의 여파로 한국은 이후 2승을 기록하고도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자국에서 처음 열린 2017년 WBC 서울라운드에서도 한국은 마르크벌을 공략하지 못했다.
5회 선두타자 박석민(NC)이 좌익수 쪽 2루타를 쳤지만, 김하성(넥센)과 김태군(NC)이 범타로 물러나는 사이 박석민은 2루에 머물러 있었다. 이용규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서건창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한국은 득점 기회를 놓쳤다.
6회에는 손아섭(롯데)만 볼넷을 얻었을 뿐, 김태균(한화), 이대호(롯데), 민병헌(두산)이 무력하게 물러나면서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마르크벌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덕에 3-0리드를 안고 6회말에 접어들었고, 란돌프 오뒤버르에게 쐐기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마르크벌은 1997년 미국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으나 마이너리그만 떠돌다 네덜란드 리그로 돌아왔다. 2007년 잠시 대만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초라한 이력을 가진 그가 WBC에서 한국만 만나면, 빛나는 기록을 쌓았다.
한국은 또 마르크벌 악몽에 시달렸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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