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네덜란드 승리 발판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과 일본에서 함께 뛰었던 한국인 동료에게 비수를 꽂은 네덜란드 대표팀의 릭 밴덴헐크가 "감정을 조절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밴덴헐크는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 네덜란드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 경기에 네덜란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한국야구와 인연이 많은 선수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투수로 활약하며 팀의 통합우승 4연패 달성에 기여했다.
2015년부터는 일본프로야구에 진출,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고 있다.
삼성에서 같이 뛰었던 박석민과 최형우, 소프트뱅크에서 함께 한 이대호와는 잘 아는 사이다.
이들뿐 아니라 KBO리그에서 상대 팀으로 만났던 선수들과도 이날 맞대결을 펼쳐야 했다.
밴덴헐크는 "굉장히 흥분됐다. 개막전에서 팀을 위해 뛰는 것도 그렇고, 알고 있는 선수들과 마주해서 흥분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특히 옛 동료와 마주하면서 '굉장히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고 밝혔다.
밴덴헐크는 "2년간 삼성에서 뛰다 일본으로 갔다. 오늘 그 팀들에서 만난 선수들과 다시 만났다. 우리는 특별한 우정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 경기하는 것은 특별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제 감정을 조절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며 "이 경기가 아주 중요했기 때문에 감정을 충분히 조절했다"고 밝혔다.
특히 "훌륭한 타자이자 훌륭한 동료였다"는 이대호와의 대결이 중요했다. 이대호는 한국의 4번 타자로 출격, 밴덴헐크에게서 첫 타석에 안타를 쳤다.
이대호의 첫 타석을 떠올리며 밴덴헐크는 "이대호가 나의 직구를 기다릴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맞았다. 이대호가 출루했을 때 '훌륭한 타자'라는 말을 해줬다"며 미소를 띠었다.
그는 이날 4이닝을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네덜란드가 5-0으로 한국을 완파하는 디딤돌을 놨다.
밴덴헐크는 "서로 잘 안다는 것은 상대도 나를 알고, 나도 상대를 안다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나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었다. 한국에 있던 경험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출발을 했다. 이 기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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