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같은 날 연고지 팀 남녀부 동반 우승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인천에 싱그러운 봄바람이 불었다.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남녀 프로배구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이 사상 처음으로 같은 날 정규리그 동반 우승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삼성화재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5-17 23-25 25-20 20-25 15-13)로 누르고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최근 2연패 하면서 우승 기회를 연이어 날린 대한항공(승점 72)은 3번째 도전 만에 승점 2를 추가하며 2010-2011시즌에 이어 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우승 축포를 쏘아 올렸다.
2위 현대캐피탈(승점 65)은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도 승점 71로 대한항공을 넘을 수 없어 역전 우승의 불씨가 사라졌다.
앞서 펼쳐진 여자부 경기의 흥국생명에 이어 대한항공까지 우승 대열에 합류하면서 인천을 연고로 한 남녀 프로배구 두 팀이 V리그 사상 최초로 같은 날 동반 우승에 성공하는 역사를 썼다.
V리그 역사상 천안(2005~2006시즌)과 대전(2011~2012시즌) 연고의 남녀 배구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함께 차지한 적은 있으나 인천에선 처음이다.
아울러 V리그 역사상 같은 연고지를 쓰는 남녀 배구팀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동반 우승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대한항공은 3번째 도전 만에 우승 확정 문턱을 넘어섰다.
그것도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 3패로 유일하게 열세인 삼성화재를 안방에서 꺾고 홈팬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더욱 짜릿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1순위로 뽑은 밋차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가 서브 에이스를 7개 내리꽂는 등 31점을 수확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승부는 최종 5세트에서 갈렸다.
세트 초반 공격 범실을 쏟아내며 1-5까지 뒤진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의 대포알 서브가 불을 뿜으며 승부의 추를 되돌렸다.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의 서브 타임 때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6-5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11-11에서는 최석기의 속공이 아웃 판정을 받았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이 번복되면서 리드를 이어간 대한항공은 삼성화재 박철우가 때린 회심의 강타가 벗어나면서 13-11을 만들고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결국 대한항공은 상대의 공격 범실 2개를 묶어 천신만고 끝에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KGC인삼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15 25-13 25-21)으로 완파하고 20승 9패, 승점 59로 2007-2008시즌 이후 9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2위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과 승점 차가 6으로 벌어지며 역전 우승이 무산됐다.
IBK기업은행은 잔여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19승 11패, 승점 59로 승점은 같아지지만 승수에서 뒤져 흥국생명을 넘어설 수 없다.
정규리그는 승점-승수-세트 득실률-점수 득실률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이 활약했던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까지 3차례 정상에 올랐던 배구 명가다.
하지만 김연경을 포함해 주축 선수들이 차례로 팀을 떠난 이후에는 하위권에 머물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흥국생명은 그 속에서도 칼을 갈며 활로를 모색했다.
박미희 감독이 부임한 2014-20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체질개선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로 5년 만에 '봄 배구'에 나서며 강팀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저력을 발휘하며 정상 고지에 우뚝 섰다.
박 감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여자 사령탑으로 처음으로 우승을 이끌며 국내 스포츠 역사에 굵직한 이정표를 남겼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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