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 D-7]反EU·反이슬람 유럽 극우포퓰리즘 첫시험대

입력 2017-03-08 05:15   수정 2017-03-08 09:10

[네덜란드 총선 D-7]反EU·反이슬람 유럽 극우포퓰리즘 첫시험대

'화란의 트럼프' 빌더르스 선전하면 佛 대선·獨 총선에 영향 클 듯

'위기'의 EU, 브렉시트보다 더 큰 충격?…유럽,이슬람권 대립 격화?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오는 15일 실시되는 네덜란드 총선이 8일(현지시간)로 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에서는 하원 의원 150명을 뽑게 된다.

네덜란드 총선이 올해처럼 유럽은 물론 전 세계의 시선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번 선거는 네덜란드 집권세력의 정권 연장이냐 교체냐는 국내 정치 지형을 결정지을 뿐만 아니라 유럽의 정치 흐름과 전 세계 정치 기상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브렉시트(Brexit)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예상 못 한 정치적 격변을 겪었던 유럽은 오는 15일 네덜란드 총선을 시작으로 오는 4월과 5월엔 프랑스 대선 본선 및 결선 투표가, 오는 9월에 독일 총선을 앞두고 있다.

EU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핵심 국가들이 잇따라 중대 선거국면에 접어들면서 말 그대로 유럽은 올해 '선거의 해'를 맞이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하나의 유럽'을 향해 달려왔던 EU의 운명이 뒤바뀔 수 있는 중대국면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네덜란드 총선은 그 스타트를 끊는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무엇보다는 이번 네덜란드 총선은 유럽에서 자국 우선주의로 표출된 반(反) EU와, 기독교 중심의 반(反) 이슬람, 배타주의로 요약되는 반(反) 난민을 내세운 극우 포퓰리즘 정치의 향방을 가늠할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유럽의 극우 포퓰리즘은 지난해 영국의 EU 탈퇴 결정과, '미국 우선주의'를 선거구호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한층 더 세력을 확대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에 맞서 '극우 포퓰리즘'을 우려·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유권자들의 최종 심판이 주목된다.

네덜란드 극우 포퓰리즘 정치의 아이콘은 극우정당 '자유당(PVV)'를 이끌고 있고,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다.

PVV는 현재 하원 의석 150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하고 있는 소수정당이다.

그렇지만 브렉시트를 계기로 지속적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어모아 왔고, 얼마 전까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며 총선 제1당을 예약한 듯한 기세였다.

특히 빌더르스 대표의 인기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급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런 점을 근거로 전문가들은 네덜란드에서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PVV가 총선에서 선전할 경우 프랑스 대선과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 성향의 후보 또는 정당이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에서는 극우 성향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결선 투표 진출은 물론 집권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독일 총선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당'과 프라우케 페트리 대표가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인기를 누리고 있다.

PVV는 EU 탈퇴를 총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빌더르스 대표가 집권에 성공할 경우 지난해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도 EU 탈퇴 소용돌이 속으로 급격히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하지 못했던 브렉시트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EU로서는 원심력이 확대되면서 와해의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유럽에서 '반이슬람' 기류가 확산하면 유럽과 이슬람권간의 대립이 격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철거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빌더르스 대표는 지난 5일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금지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전쟁과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의 유럽행 쓰나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에서부터 난민 수용 반대 목소리가 커질 경우 다른 EU 회원국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유럽 최대의 시한폭탄으로 거론되는 난민문제는 겉잡을 수 없게 악화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각종 여론조사 결과 빌더르스 대표와 PVV 지지도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7일 후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네덜란드 내 여론조사 전문기관(I&O 리서치, 입소스, TNS NIPO, LISS 패널 등)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해 발표하는 '폴링 인디케이터(polling indicator· Peilingwijzer)'가 7일 분석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PVV의 지지도는 15%로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현 집권당인 자유당(VVD·16%)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예상 확보 의석수도 VVD가 23~27석, PVV는 21~25석에 그쳤다. PVV의 예상의석수가 30석을 넘었던 연말과 비교하면 상당 정도 떨어진 셈이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일단 극우 포퓰리즘에 대한 우려와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PVV가 총선에서 선전, 제1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집권당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최근의 지지도 흐름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당제 정치구조상 특정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기 어려운 네덜란드에서는 집권을 위해 필요한 76석을 확보하려면 5개 안팎의 정당이 연립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정당들이 PVV와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PVV가 집권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고, 집권할 수 없는 '불임정당'이라는 실망감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했다는 것이다.

물론 PVV는 선거가 끝나면 다른 정당들의 입장이 바뀔 것이라며 집권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빌더르스 대표와 PVV가 이번 총선에서 집권에 성공하느냐 여부와 크게 상관없이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며 선전할 경우 내달 프랑스 대선에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빌더르스 대표의 총선 성적표가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 후보가 당선되는 과정에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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