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황창규 회장 진술서 등 공개…安, 검찰에서 일부 시인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기자 =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광고감독 차은택(48)씨 지인을 취업시키라고 KT 임원들을 압박하며 'VIP(대통령을 뜻하는 은어)의 관심 사항'이라고 강조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차씨의 속행공판에서 KT 황창규 회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황 회장은 "안 전 수석으로부터 '윗선의 관심사항인데, 이동수씨를 KT에 채용해줬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직관적으로 VIP라고 인식해 구 사장에게 (이씨를) 만나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또 "안 전 수석으로부터 'VIP께서 KT 광고에 관해 많이 걱정하신다, 이씨를 광고 업무로 옮겨라, VIP에게 보고해야 하니까 빨리 안 하면 큰일 난다'고 여러 차례 부탁받았다"고 했다.
진술서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이후에도 황 회장에게 연락해 'VIP 관심사항'이라며 신혜성씨를 채용해달라고 말하고,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가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해달라고 부탁했다.
황 회장은 "VIP의 뜻이라고 하니까 무시할 수 없어서 (실무진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동수씨는 차씨의 지인이고, 신혜성씨는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의 측근이다. 두 사람다 차은택씨의 인맥으로 분류된다. 검찰은 차씨와 최순실씨가 KT의 광고를 따내기 위해 청와대 영향력을 동원해 두 사람을 취업시켰다고 본다.
실제 최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KT의 신규 광고대행사로 선정돼 같은 해 8월까지 총 68억 1천여만원어치 광고 7건을 수주했다.
안 전 수석도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상당 부분 시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이날 공개한 신문조서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에 의해 황 회장에게 인사 청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또 "대통령께서 '이씨가 채용될 수 있도록 KT회장에게 연락해서 추천하라'고 해서 황 회장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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