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원로들, 주성中 자리 옛 제7연대 주둔지 추정
일제가 지은 방공시설 광복 이후 군부대가 사용한 듯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청주의 옛 주성중학교 운동장 지하에서 발견된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의 용도나 설치 주체를 둘러싸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주시 수동의 옛 주성중을 충북 진로·직업체험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벌이는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7일 운동장에서 약 50㎝ 두께의 상판으로 덮여 있는 지하 구조물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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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8m에 폭 5m, 높이 2m의 이 구조물은 1∼2명이 다닐 수 있는 통로가 나 있고, 통로 양쪽으로는 아치 형태의 밀폐된 공간 10개가 있었다. 통로는 외부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발견 당시 통로에는 물이 잔뜩 고여 있었다.
도교육청은 한국전쟁 당시 이 일대에 23육군병원이 세워져 1960년대까지 운영됐던 점에 주목, 애초 군사시설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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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역 원로들의 증언에 따르면 주성중 부지에 육군병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디지털청주문화대전을 보면 주성중은 1951년 9월 1일 청주공업중학교에서 분리 개교했다.
이어 1952년 1월 교사 이전을 서둘러 4월 11일 12학급 인가와 함께 구 육군병원 자리로 이전했다가 1957년 11월 19일 다시 현재의 위치로 이전했다고 돼 있다.
육군병원이 주성중 인근에 있었다는 얘기다.
박영수 전 청주문화원장은 "육군병원 자리에는 1980년대 택지개발로 주택이 들어섰다"고 확인했다
박 전 원장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주성중 자리에 군부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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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청주문화대전에는 1946년 2월 7일 제7연대가 창설돼 청주군 사주면 개신리(현 충북대 농과대학 자리)에 본부를 두었고, 12월 3개 대대의 편성을 완료했다고 돼 있다.
제7연대는 이후 제1·4·6여단으로 편입됐다가 1949년 2월 주둔지를 강원도 원주·춘천로 옮겼고, 1950년 7월 6일 음성지구 전투에서 적 1개 사단을 섬멸하는 전과를 올렸다고도 돼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 주성중 자리에는 제7연대의 한 대대가 주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구조물은 방공호 또는 군부대의 식자재 창고 용도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구조물의 형태상 일제가 방공시설로 지었고, 광복 이후 군부대가 상판을 개·보수해 사용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도교육청은 이 구조물과 연결된 시설이 또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주변을 더 파보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청주시도 이 구조물이 방공 목적으로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며 "주변을 더 조사한 뒤 문화재청과 협의해 처리 방향을 결정하기로 청주시와 협의했다"고 전했다.
구조물 안에 모래를 채우는 방법으로 그대로 땅속에 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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