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원 투자손실' 인하대 107억원 또 날릴 판

입력 2017-03-09 06:15  

'130억원 투자손실' 인하대 107억원 또 날릴 판

송도캠퍼스 땅 매매 놓고 인천경제청과 대립…계약 해지 시 위약금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대학발전기금을 한진해운 채권에 투자했다가 130억원을 날린 인하대학교가 송도캠퍼스 부지 매입과 관련해 100억원이 넘는 위약금을 물릴 위기에 처했다.

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인하대는 다음달 19일까지 송도캠퍼스 부지 대금 잔액 594억원의 10%인 59억4천만원을 인천경제청에 내야 한다.

인하대는 첨단 캠퍼스를 조성한다며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11-1공구 내 22만4천㎡를 인천시로부터 1천76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고 그동안 482억원(선납할인 포함)을 납부했다.

나머지 땅값 594억원은 부지 보존등기 완료 6개월 후인 올해 4월부터 6개월마다 10%씩 나눠 내야 한다.

그러나 인하대는 지난해 7월 최순자 총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 재정난 등을 이유로 해당 부지를 일부만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 형편이 어려워져 애초 사기로 계약한 22만4천700㎡ 가운데 해외 명문대를 유치하기로 한 12만8천700㎡은 사지 않겠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이런 주장이 일방적인 것이라며 계약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송도캠퍼스 부지는 인천시민의 혈세로 바다를 메워 만든 시유지인 만큼 인하대가 계약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전체 땅값의 10%인 107억원의 위약금을 물고 땅을 모두 도로 내놔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영근 인천경제청장은 "자문변호사 등을 통해 법적으로 검토한 결과 인하대가 주장하는 캠퍼스 부지 부분 매입은 수용할 수 없다"며 "계약서 내용대로 부지를 모두 매입하든지, 땅을 포기하든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인하대에 송도캠퍼스 부지의 보존등기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해 10월과 12월 2차례 공문을 보내 지번(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540번지)을 적어 넣은 기존 계약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했지만 대학 측은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인하대 고위관계자는 "대학 재정 여건상 송도캠퍼스 부지 잔금을 더 낼 수 없다"며 "기존에 납부한 땅값만큼만 부지를 살 것"이라고 했다.

인천경제청은 인하대가 4월 19일까지 캠퍼스 부지 잔금의 10%를 내지 않으면 연체이자를 부과하고 7월 19일까지 납부를 계속 거부하면 계약을 해지할 방침이다.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에서는 인하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이사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송도캠퍼스 조성에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며 지난해부터 재단 퇴진론을 제기하고 있다.

토지 대금과 공사비를 포함해 3천500억∼4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송도캠퍼스 조성 사업비를 대학이 자체 조달하는 게 불가능한 구조에서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고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 캠퍼스 건립이라는 난제에 봉착한 인하대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해운 채권에 투자했다가 최근 거액을 날려 재정상태가 더 나빠졌다.

대학 측이 추계한 발전기금은 500억원 정도인데 한진해운 파산으로 발생한 손실 130억원을 제하면 370억원가량이 남는다.

인하대 교수회는 '한진해운 채권 매입 사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는 등 교수, 학생들의 반발과 불신도 확산하고 있어 구성원들 사이에 위기감 마저 고조되고 있다.

s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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