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골드글러브 2번 수상한 최고 수준 유격수
"대표팀 너무 즐겁다…동료 지켜볼 수 있어서 좋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주전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28·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한국대표팀에 '통곡의 벽'이었다.
네덜란드가 한국을 5-0으로 꺾은 7일 A조 예선 경기에서 시몬스는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타석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사실 시몬스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시몬스는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내야 땅볼을 처리했고, 두 차례 병살 플레이에서 그가 보여 준 몸동작은 간결함의 극치였다.
시몬스는 8일 대만전을 앞두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제 경기에서 병살은 매우 큰 요소였다. 수비 시간을 짧게 줄였고, 이를 통해 좋은 위치를 선점했다. 우리 팀의 수고를 줄일 수 있는 수비였다"고 자평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 산더르 보하르츠(보스턴 레드삭스) 모두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 팀의 주전 유격수다.
하지만 최고의 수비수에게 수여하는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두 차례나 품에 안은 시몬스에게 네덜란드 대표팀 유격수 자리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시몬스는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선수들과 함께해서 많은 도움이 된다. 모든 걸 준비한 상태에서 집중하며 경기를 치른다. 서로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시몬스가 태어난 퀴라소는 카리브 해에 있는 네덜란드의 자치령이다.
퀴라소에서는 유독 훌륭한 내야수가 많이 나왔다. 이에 대해 시몬스는 "평평한 잔디가 아니라 돌이 많은 곳에서 야구를 했다. 공을 제대로 잡으려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퀴라소는 축구도 많이 하는 곳인데, 그런 것들이 도움된 거 같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는 시몬스에게도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그는 "국가대표는 항상 특별하다"면서 "함께 자란 선수와 뛸 수 있다는 게 더 큰 의미다. 경기하는 매 순간 즐겁다. 즐기면 즐길수록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대표팀에 뽑힌 게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며 즐거워했다.
월드시리즈와 WBC 우승 중 어떤 게 더 욕심나느냐는 질문에는 "어느 대회든 우승은 해야겠지만 함께 자란 선수와 경기하는 이번 대회가 더 재미있다"고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이날 대만에 승리하면 2라운드 진출을 확정 짓는다.
시몬스는 "먼저 오늘 경기를 잘 치르는 게 중요하다. 오늘 이기면,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는 반드시 이길 필요까지 없다. 오늘 꼭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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