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메이저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도 제패하고파"
12일 미국으로 출국…이달 말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준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골프 여제' 박인비(29·KB금융그룹)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에도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박인비는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인터뷰를 통해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시간도 많이 남았고 그때 제가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래도 도전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여자골프 금메달을 획득한 박인비는 이후 손가락 등의 부상 때문에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대회를 통해 필드에 돌아온 박인비는 공동 25위로 몸을 풀었고 5일 끝난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하며 16개월 만에 승전보를 전했다.
박인비는 올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박인비는 2015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2013년부터 메이저 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박인비는 에비앙 챔피언십이 메이저 대회로 승격하기 이전인 2012년에 정상에 올랐지만 당시에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었다는 트집인 셈이다.
이에 대해 박인비는 "많은 분께서 에비앙 챔피언십도 우승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신다"며 "저도 메이저 승격 이후에도 우승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가 저와 잘 맞는 편은 아니라서 쉽지 않겠지만 역시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PGA 투어에서만 18승을 거두는 등 세계 여자골프를 평정한 박인비지만 정작 국내 대회 우승이 없는 점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박인비는 "올해 제주 삼다수 대회와 국민은행 대회 등 2∼3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며 "국내 팬 여러분 앞에서도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기원했다.
싱가포르 대회 4라운드에서 '신기의 퍼트' 실력을 뽐낸 그는 "그날은 제 능력의 99%를 발휘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박인비는 "1, 2 라운드는 제 기량의 70%, 3라운드는 60% 정도가 나왔다"고 돌아보며 "매일 그 대회 4라운드처럼 퍼트가 잘 될 수는 없겠지만 한 달에 한 번, 그것도 큰 대회에서 그렇게 된다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퍼트를 잘하는 비결을 묻자 그는 "집중력"이라고 답했다.
박인비는 "물론 타고난 감각이나 라이를 잘 보는 부분도 있겠지만 퍼트가 잘 되는 날에는 집중력이 달라지는 것 같다"며 "사실 퍼트는 너무 깊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퍼트는 내가 잘 쳐도 홀이 공을 외면할 때도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걸 왜 안되는지 고민하고 그러다 보면 오히려 더 안 풀리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지난해 하반기에 부상으로 공백이 길었기 때문에 스스로 '다시 예전의 골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우승을 통해 그런 문제를 해결했고 열심히 준비한 동계 훈련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2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박인비는 16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막하는 파운더스컵에 출전한다.
박인비는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이번 시즌 자체가 제게는 골프 인생의 하나의 전환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우승으로 얻은 자신감을 계속 이어가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30일 시작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 대해서도 "그 대회는 페어웨이 적중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샷 정확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며 "첫 메이저 대회인 만큼 좋은 출발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팬 사인회를 앞두고 낮 12시 30분부터 팬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는 등 박인비의 높은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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