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에 미 우익단체 자금유입 논란

입력 2017-03-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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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총선에 미 우익단체 자금유입 논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유럽 극우 포퓰리즘의 시험대로 불리는 네덜란드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미국 우익단체의 자금 유입이 현지 정치권에 예상치 못한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반(反) EU와 반(反) 이슬람을 내세우며 급부상한 네덜란드 극우 정치의 아이콘 헤이르트 빌더르스에게 미국 우익들이 자금 지원을 하는 데 따른 것이다.

NYT는 유럽 극우와 유사한 시각을 가진 미국인들이 자금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대의를 도우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빌더르스는 극우 소수정당인 '자유당(PVV)' 대표로,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인물이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인기를 얻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지지도가 치솟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총선 제1당을 예약한 듯한 기세였다. 최근 들어 지지도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선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YT는 미국 우익 활동가인 데이비드 호로비츠가 2년에 걸쳐 PVV에 15만 달러(약 1억7천만원)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12만 달러(약 1억3천700만원)는 2015년에 기부한 금액으로 그해 네덜란드 정치권에서 개인 기부로는 최고액이었다.

호로비츠가 올해와 지난해에도 PVV에 자금 후원을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언뜻 적은 금액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미 러시아의 총선 개입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는 네덜란드에서는 이 같은 자금이 선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당인 사회당의 로널드 반 판 라크 의원은 "이는 우리 민주주의에 외국이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또 다른 우익 인사인 대니얼 파이프스도 2010년과 2011년 빌더르스가 반이슬람 발언으로 기소됐을 때 소송 비용을 내줬다고 밝혔다.

이외에 미국 재단 두 곳은 빌더르스가 지난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항공편과 호텔 비용을 댔다.

그러나 유럽의 다수 국가가 선거 자금과 관련해 불투명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정확히 외국에서 온 지원이 얼마나 되는지 집계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NYT는 호로비츠의 자금 지원의 경우 미국법을 준수했는지에도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호로비츠 재단의 기부금은 정치적 정보공개 규정이 적용되는 재단인 'PVV의 친구들'에 갔는데, 미국 세법에 따르면 호로비츠의 재단은 정치 조직에 기부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에 대해 호로비츠 재단의 마이클 핀치는 "그 자금은 빌더르스의 소송을 돕기 위한 것이었지, 정치 후원금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법 전문가들은 외국 정치 단체에 대한 후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오는 15일 실시되는 네덜란드 총선은 반(反)EU와 반(反)이슬람, 반(反)난민을 내세운 '유럽 극우 바람'의 향방을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로 불린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극우 표퓰리스트들이 유럽에서 한층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4∼5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 등 올해 줄줄이 이어지는 유럽의 주요 선거 가운데 처음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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