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비준' 당론 민주…의총선 "전략적 모호성 버려야" 목소리

입력 2017-03-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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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비준' 당론 민주…의총선 "전략적 모호성 버려야" 목소리

김현권·김영호 "수권 정당으로서 분명하고 책임있는 입장 내놔야"

文 "다음정부 논의", 安 "중국 설득하자", 李 "현상동결후 국제협상""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8일 한·미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본격화한 것을 '대선용 알박기'라고 규정하면서 국회의 비준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당론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미 사드 전개가 시작된데다 수권을 지향하는 정당으로서 대안 없이 차기 정부 재검토나 비준동의를 거론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지고 '안보정당'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사드 대응을 둘러싼 온도차가 감지되는 가운데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보이는 '전략적 모호성'을 놓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의총에서도 일부 의원이 가세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드와 관련해 "정부의 국회 비준안 제출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절차적 문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국방부와 외통위 등 관련 상임위의 조속한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사드 비준동의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사드 비준을 당론으로는 처음 결정했다. 한단계 더 진전된 내용이다. 정부의 기습적인 사드 배치가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오후에 열린 긴급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당내 설치된 사드대책특위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사드 장비 일부가 국내로 들어와 배치 결정을 뒤집기가 어렵게 된 마당이어서 비준동의 절차가 의미가 없어진 게 아니냐는 내부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민주당 입장에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로 비판만 하다가는 안보 불안을 야기한다는 비판론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의총에서 당 지도부가 사드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입장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쓴소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호 의원은 "당 지도부가 사드 문제를 차기 정권으로 미루자, 아니면 국회 동의절차를 발자는 식으로 통일된 의견이 없다. 제1당으로서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권 의원은 "당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개념을 더이상 갖고 갈 수 없게 됐다. 이미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에서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 등 인근 국가와 심각한 갈등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정당으로서는 보다 분명하고 책임있는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대권 선두주자인 문 전 대표는 전날 사드 전개 소식이 알려지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로 넘기면 한미·한중 협의를 통해 안보·경제 등 국익을 지키는 합리적인 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차기정부 재논의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드배치에 대한 양국간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혀온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충남 공주시에서 열린 충남도 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실험 등에 대응하는 한미 군사동맹 방어체계가 사드"라며 "절대로 중국을 적대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설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문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이름으로 답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된 다음에는 전략적 모호성을 얘기할 수 있지만, 오히려 대선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뭔지 국민에게 밝히고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명확한 입장 표명과 대안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드 전면백지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이 시장은 이날 원주시청 행사에서 '이재명 평화 프로세스'를 제안하고 "한국·미국·중국 등 이해당사자가 현상을 즉시 동결하고, 최고위급 국제협상을 조속히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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