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던졌는데 화물차 '화르르'…'거리 흉기' 담배꽁초

입력 2017-03-09 06:17   수정 2017-03-09 07:54

무심코 던졌는데 화물차 '화르르'…'거리 흉기' 담배꽁초

교통사고 유발 위험에도 주행 중 투기행위 근절 안 돼

범칙금 고작 5만원…포상금 없어진 뒤 공익신고 전무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1년여 전 경기 고양시의 한 도로를 달리던 1t 화물차 적재함에 불이 났다.


경찰은 다른 차량 운전자가 운행 중 창밖으로 버린 담배꽁초의 불똥이 날아들어 불이 난 것으로 분석했다.

적재함에 실려 있던 주방용품이 모두 타면서 운전자는 1천5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당했지만 하소연할 곳은 없었다. 가해자는 끝내 잡히지 않았다.

차량 운행 중 창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연한 위법행위이다.

폐기물관리법상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했다가 적발될 때는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도로교통법에도 같은 금액의 범칙금이 명시돼 있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면서 앞 차량의 담배꽁초 투기는 고스란히 영상에 담기게 된다.

투기 장면이 뚜렷한 영상물이 행정관청이나 경찰에 제출되면 무단 투기 운전자는 5만원의 과태료나 범칙금을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부과 건수는 미미하다.

충북의 11개 시·군이 작년 한 해 동안 담배꽁초 무단 투기자에게 부과한 과태료 건수는 130건이다.

청주가 94건으로 가장 많지만, 4개 구청별로 따져보면 한 달 평균 2건이다.

7개 시·군의 과태료 부과 건수는 한 해 10건 미만이고, 괴산·영동·음성의 경우 1건도 없다.

경찰의 실적도 자치단체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충북지방경찰청 내 경찰서가 담배꽁초 무단 투기를 명목으로 부과한 범칙금은 전혀 없다.


대다수의 운전자가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하고 있지만, 그 영상물을 근거로 신고하는 사례가 없는 것이다.

시비에 휘말릴까 싶어 신고를 꺼리는 경향도 있지만, 신고해도 지급되는 포상금은 단 한 푼도 없다.

충북의 경우 청주·제천·괴산이 폐기물 관리 조례에 포상금 관련 조항을 두고 있을 뿐 나머지 8개 시·군은 2008년께 조례를 개정, 포상금 지급 규정을 없앴다.

쓰파라치(쓰레기 파파라치) 부작용 탓에 관련 규정을 삭제한 것이다.

청주시는 2만원 상당의 상품권, 제천시는 부과 금액의 30%, 괴산군은 건당 5천원 지급 규정을 두고 있지만 모두 있으나 마나 한 조항이다.

조례에 포상금 지급 근거가 있지만, 수년째 관련 예산을 세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쓰파라치의 부정적 측면이 사회문제로 부각됐던 2008년 5월, 환경부가 포상금 지급 여부를 자치단체 자율에 맡긴 이후다.

물론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포상금 지급 규정이 없어 신고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포상금제가 유야무야된 이후 담배꽁초 무단 투기와 관련한 신고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한 지자체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앞차에서 새어 나오는 담배 연기에 짜증이 나고 파렴치하게 꽁초를 밖으로 버리는 모습에 화가 난 운전자들 일부만 신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시·군은 신고 없이 담배꽁초 투기를 단속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포상금 지급을 예산 편성 때마다 고민하지만 쓰파라치 등장을 우려, 여전히 관련 예산을 세우지 않고 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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