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포켓몬고가 하루 2천보 더 걷게 해"

입력 2017-03-09 04:15  

美연구진 "포켓몬고가 하루 2천보 더 걷게 해"

"비만층에 효과 커…1만보 달성 확률도 갑절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지난 1월 말 한국에 출시돼 폭발적 인기를 구가했던 모바일 위치기반(LBS) 게임 '포켓몬고'가 사용자의 운동량을 늘린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미국 듀크대 연구진이 작년 6∼7월 포켓몬고 사용자 167명을 조사한 결과 포켓몬고가 사용자의 평소 걷는 양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이 하루 평균 걷는 양은 포켓몬고를 하기 전에는 5천678보였지만, 게임 플레이 뒤에는 이 수치가 7천654보로 뛰었다. 하루 평균 1천976보를 더 걷게 된 것이다.

또 이들이 하루 1만보 목표량을 채울 확률은 게임 플레이 전에는 15.3%였지만 플레이 이후에는 이 수치가 27.5%로 약 1.8배 증가했다.

포켓몬고는 특히 평소 운동을 꺼리거나 과체중·비만 문제를 겪는 이들에게 두드러진 활동량 증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연구진은 운동량이 가장 적었던 사람들과 과체중·비만 계층은 포켓몬고를 하면서 하루 도보량이 3천보 안팎씩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체 평균 증가량(1천976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연구에 참여한 듀크대 박사과정 쉬한장씨는 "하루 도보량이 2천보가 늘면 심장병·뇌졸중 고위험군이 해당 질병을 겪을 위험이 8%가 줄어든다"며 "사람들에게 새롭게 운동을 권장하는 방안을 연구하는데 이번 연구 결과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켓몬고는 공원·교회·야외 조각상 등 일상 지형지물에 숨은 포켓몬(귀여운 괴물)을 사냥하는 것이 기본 뼈대로, 게임을 즐기려면 스마트폰을 들고 여기저기 옮겨다녀야 한다.

포켓몬고는 작년 7월 서구권에 발매된 이후 게임 사용자의 야외 활동량을 대폭 늘려준다는 연구 결과가 수차례 나왔지만, 운동 효과가 과장됐을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심장학회의 '역학·질병예방·심혈관대사건강·생활스타일 2017년 과학 세션' 행사에 발표됐다.

포켓몬고는 올해 1월 24일 한국에 지각 출시돼 국내 서비스 기간이 아직 두 달이 채 안 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이 게임이 한국인의 운동 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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