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견과류·양고기 즐기고 약도 먹었다"

입력 2017-03-09 03:00  

"네안데르탈인, 견과류·양고기 즐기고 약도 먹었다"

영국·호주 등 국제연구진 '치석' 유전자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고대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이 사는 지역에 따라 견과류와 양고기 등 다양한 음식을 즐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아플 때는 진통 효과가 있는 식물과 '천연항생제'를 만드는 곰팡이를 섭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리버풀대와 호주 아델레이드대, 시드니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네안데르탈인은 3∼4만 년에 멸종했지만, 현생 인류의 유전자에 이들의 독특한 유전자가 일부 남아 있다고 알려진 만큼 우리와는 친척같이 가까운 존재다. 하지만 이들이 즐겼던 음식이나 질환 등 생활 전반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다.

이에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치석을 자세히 살피기로 했다. 치석은 침과 음식, 입속 미생물 등이 결합해 굳은 것이므로, 여기 남은 유전물질(DNA)을 분석하면 음식과 미생물의 종류를 밝힐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 결과 같은 네안데르탈인이라도 지역에 따라 먹은 음식이 다르게 나타났다. 벨기에 스파이 동굴에서 화석이 발견된 네안데르탈인들은 털코뿔소고기와 야생 양고기를 먹은 '육식파'였지만, 스페인 엘 시드론 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들은 잣 같은 견과류와 버섯, 이끼 등 채식을 즐겼다.

엘 시드론 동굴의 네안데르탈인 1명은 진통제 '아스피린'의 성분이 다량 함유된 식물과 항생물질인 '페니실린'을 만드는 곰팡이를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 네안데르탈인은 입안에 농양(膿瘍)을 앓았다"며 "이들은 아마 염증과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약'을 잘 알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메타노브레비박터 오랄리스'(Methanobrevibacter oralis) 등 네안데르탈인과 함께 살았던 미생물의 종류도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치석이 고대 인류의 생활 방식에 대한 여러 정보를 담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고대 인류가 공유했던 수백만 종의 미생물을 연구하는 데도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의를 밝혔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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