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발언 자제하고 "지역 함몰 말고 세계 시민 돼야" 당부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8일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모처럼 고향인 충북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탄핵 등 정치적 발언은 자제한 채 국제사회에서 지역민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청주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에서 열린 충북경제포럼 주관 특별강연회에서 "유엔의 3대 기본 축이 세계 평화, 지속 가능한 발전, 인권보호인 것처럼 지금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정치·경제·안보를 확실히 다져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G2(주요 2개국)에 오르는 등 우리는 미묘한 국제 정세 속에 살고 있다"며 "사회 지도층이 확실한 역사관과 국제관을 가지고 사람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또 "눈부신 정보 통신의 혁명으로 세계가 좁아졌다"며 "한국인, 충북도민 등을 따질 때가 아니라 세계적인 기준과 안목을 가진 '세계 시민'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바야흐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며 "대한민국과 충북이 얼마나 빨리 이 대열에 들어가느냐가 선진국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국위를 신장하는 데 앞장서 왔고,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명으로 돌아왔다"며 "하지만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 통일 등 한국이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대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친 반 전 총장은 고향에서의 추가 일정 없이 상경했다.
반 전 총장이 지난달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외부행사에 나선 것은 전날 서울에서 열린 '인망포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반 전 총장의 강연을 보러온 참석자들은 대부분 경제·사회단체인이었고, 정치인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충북경제포럼은 이날 강연에 앞서 반 전 총장에게 '자랑스러운 충북인' 공로패를 전달했다.
반 전 총장은 이달 하순께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단기 교수직을 맡아 강단에 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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