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을 매우 존경한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 미스 유니버스 비하 발언, 음담패설 녹음파일 논란 등 켜켜이 쌓인 '반(反)여성' 언행과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나는 여성과 그들이 우리 사회와 경제 구조에서 하는 필수 불가결한 역할들을 매우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미국과 전 세계 여성의 중요한 역할을 다 같이 존중하자"고 강조했다.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을 비하하는 막말로 숱한 논란을 낳았다. 취임 이후에는 미국은 물론 세계 주요도시에서 여성을 중심으로 '반트럼프' 시위가 잇따랐다.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은 1996년 미스 유니버스 알리시아 마샤도를 '미스 돼지'라고 비하한 과거 발언이 공개되며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그는 사과하긴커녕 오히려 "역겹다. 그녀의 섹스 테이프와 과거를 확인하라"는 허위 사실을 담은 트윗을 올리고,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는 "최악의 미스 유니버스였다. 승자였지만 엄청나게 살이 쪘다. 정말 큰 문제였다"고 화살을 돌리는 등 논란을 더욱 부채질해 눈총을 샀다.
지난해 10월에는 저속한 용어로 유부녀를 유혹한 경험과 여성의 신체 부위를 상스럽게 표현한 발언이 담긴 11년 전 녹음파일이 폭로돼, 러닝메이트였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서도 비판받는 등 사면초가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 날인 지난 1월 21일에는 미 전역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300만 명가량이 참가한 반트럼프 시위가 있었다.
미국 팝가수 마돈나는 워싱턴DC 내셔널 몰에 마련된 연설 무대에 올라 "여성으로서 폭압의 새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참가자들은 '여성 인권도 중요하다' 등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했다.
k02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