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뇌물로 제공…15∼20%는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 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뇌물 스캔들에 휩싸인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제공한 '검은돈'이 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오데브레시의 전직 임원인 이우베르투 시우바 마스카레냐스는 연방선거법원 증언을 통해 오데브레시가 2006∼2014년에 33억9천만 달러(약 3조9천억 원)에 달하는 불법자금을 정치권 등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데브레시가 제공한 자금이 대부분 해외 건설사업 수주를 도와준 대가로 정치인이나 관료들에게 뇌물로 건네졌으며, 15∼20%는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불법자금 제공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의 증언은 2018년 대선 출마를 노리며 최근 들어 정치 행보를 확대하는 룰라 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은 대법원에 연방정부 각료와 상원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에서 연방정부 각료와 상·하원의원에 대한 수사는 대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자노 총장이 거론한 인사에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최측근과 연립여권의 거물급 정치인 40여 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상당한 파장을 예고했다.
오데브레시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함께 브라질 정국을 뒤흔든 스캔들 연루 기업이다.
오데브레시는 부정부패 조장 혐의로 미국에서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됐으며, 이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중남미 각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파나마와 페루, 에콰도르 등은 오데브레시의 공공입찰 참여를 금지하는 등 제재를 잇달아 내놓았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이달 말 부패수사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어서 또 한 차례 정국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지지 시위를 이끌었던 시민사회단체들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3월 26일 시위 개최 사실을 알렸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