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골프의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은 늘어나는 장타자 때문에 매년 코스의 길이를 늘이고 있다.
지난 2005년 US오픈이 열린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는 7천214야드였지만 2014년엔 7천562야드로 길어졌다.
올해 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의 에린 힐스 골프장은 8천야드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타자에 대처하기 위해 기존 코스를 밑도 끝도 없이 늘려야 하는 현실에 대해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는 "코스를 바꾸지 말고 공을 바꾸자"고 주장한 바 있다.
코스를 길게 바꾸는 것보다 선수에게 비거리가 나오지 않는 공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논리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US오픈을 개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도 찬동하고 나섰다.
미국의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9일(한국시간) 마이크 데이비스 USGA 전무이사가 선수마다 비거리가 다른 골프공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스 전무이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장타자로 꼽히는 더스틴 존슨(미국)과 자신이 골프를 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는 "나는 비거리가 100% 나오는 공을 사용하고, 존슨은 비거리가 80%만 나오는 골프공을 사용한다면 같은 티에서 경기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도 티의 위치를 다르게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선수마다 비거리가 다른 공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그리 극단적인 처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선수들도 데이비스 전무이사의 의견에 찬동하고 나섰다.
찰 슈워첼(남아공)은 "코스를 늘리지 않고 비거리가 짧은 공을 사용하면 선수들의 이동 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기 시간도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비스 전무이사가 예로 든 존슨과 같은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반대할 경우 비거리 짧은 공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실제 규정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많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