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하는 중국 속내는…한미 'MD 통합' 우려

입력 2017-03-09 11:43   수정 2017-03-09 16:13

사드 반대하는 중국 속내는…한미 'MD 통합' 우려

사드, KAMD와 다층방어망 구축…한미일 MD 통합 우려시각 여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중국이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격렬하게 반대하는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주로 사드의 X-밴드 레이더를 문제 삼지만, 보다 큰 차원에서는 한미 양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통합과 동북아시아 세력균형 변동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사드에 대해 처음부터 결연히 반대했다"며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왕 부장은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로 레이더를 거론했다.

그는 "사드의 관측 범위는 한반도를 훨씬 넘어서고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사드는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사드 레이더로 중국 내륙 미사일 기지까지 감시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에 들어오는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는 중국 내륙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게 한미 군 당국의 입장이다.

경북 성주에 배치될 사격통제용 레이더는 적이 쏜 미사일을 하강 단계에서 탐지·추적하는 종말모드(TM)로, 탐지거리가 최대 800㎞라는 것이다.

하강 단계의 적 미사일을 추적하는 레이더인 만큼, 빔 방사 고각도 5도 이상으로 커 중국 내륙 미사일 기지 감시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한미 군의 설명이다.

미국 미사일방어청(MDA) 자료를 근거로 사드 레이더를 종말모드에서 조기경보용인 전방배치모드(FBM)로 8시간이면 전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모든 시설과 부품을 갖춘 정비창에서 이론적으로 가능한 것이며 주한미군 사드와는 무관하다고 군 당국은 반박한다.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가 중국이 미국 본토를 향해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한반도 상공에서 요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는 하강 단계의 적 미사일 요격이라는 사드의 용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드의 성능을 근거 없이 과대 포장한 주장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레이더는 중국이 사드를 반대하는 표면적 이유일 뿐이고 중국은 내심으로는 한미 양국 MD 체계의 통합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드가 성주에 배치되면 우리 군의 MD 체계와 상호보완적으로 운용된다.

사드는 요격고도가 40∼150㎞로, 우리 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엇(PAC-2)의 약 15㎞보다 훨씬 높다. 우리 군이 개발 중인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과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도 요격고도가 각각 20여㎞, 40∼60㎞로, 사드보다 낮다.

이들이 요격고도별로 다층적인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면 북한 탄도미사일의 요격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사드와 우리 군의 MD 체계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운용하는 MD 체계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KAMD) 구축 작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사드가 한국에 들어오면 KAMD와 상호보완적으로 운용되면서 한미 양국 MD 체계의 통합적 운용이 가능해진다.

우리 군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한미 양국 MD 체계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지만, 양국 MD 체계 통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한미 양국 MD 체계의 통합은 미국이 아태 지역에서 구축 중인 거대한 한미일 3국 MD 체계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사적 효용성 관점에서만 본다면 한미일 3국의 MD 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용하면 각국의 다양한 자산으로 수집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미사일 방어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태 지역 패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을 벌이는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계기로 한미일 MD 체계 통합이 가속화되고 힘의 균형이 미국 쪽으로 쏠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아태 지역에서 통합적인 MD 체계를 구축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군사 분야에서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작년 11월 한일 양국이 군사 기밀 공유를 위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 속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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