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범행 지시 10대 2명 구속기소…범행 가담 장애인 기소유예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평소 알고 지내던 지적장애인을 위협해 금품을 훔치게 한 무서운 10대 2명이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적장애인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신체를 묶은 뒤 차량이나 모텔에 감금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검 홍성지청은 9일 평소 알고 지내던 지적장애 3급 장애인 C(22)씨에게 절도를 시킨 혐의(특수절도 등)로 A(19)군과 B(16)군 등 10대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군 등은 지난 1월 28일 오전 1시께 전북 군산의 한 도로에 주차돼 있던 차량의 문을 열고 들어가 현금 23만원을 훔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현금 25만원을 훔친 혐의 받고 있다.
B군과 C씨가 문이 잠기지 않은 차량에 들어가 금품을 훔쳐 A군에게 가져다주는 방식이었다.
A군은 또 지난달 10일 오전 3시께 C씨를 시켜 충남 서천 한 편의점 유리문을 깨고 들어가 금품을 훔치게 하는 등 서천과 군산 일대 편의점에서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80만원 상당의 현금과 문화상품권 등을 훔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씨가 금품을 훔칠 당시 A군은 모텔에서 기다리고 B군은 편의점 주변에서 망을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C씨의 휴대전화 및 은행 계좌를 이용해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 문화상품권이나 게임아이템 등을 판다는 글을 게시하고 피해자들이 입금한 175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훔친 돈은 차량 렌트비와 모텔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군은 C씨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C씨의 양손을 청테이프나 케이블 타이로 묶은 뒤 모텔이나 차량 등에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C씨가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평소에도 그를 폭행하거나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평소에도 A군을 두려워해 그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염전에서 강제노역을 시키고 수시로 폭행한 신안 염전노예 사건(2014년)과 축사에서 강제노역을 시키고 임금을 가로챈 청주 축사노예 사건(2016년)에 이어 지적장애인을 범행에 이용한 '절도 노예' 사건으로 판단했다.
때문에 A군과 B군에 대해서는 특수절도·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으나, C씨는 판단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범행의 도구로 이용된 점 등을 고려해 석방 후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 C씨에 대한 복지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충남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맞춤형 지원을 의뢰했다"며 "C씨가 원만하게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 기능처우센터에서 취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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