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덴마크로 입양된 20대 남성이 경찰 도움으로 29년 만에 생모를 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9일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됐던 올라푸르 킴 시귀르드손(한국 이름 김모·29) 씨는 지난해 8월 생모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입양기관을 통해 자신의 출생지가 춘천이라는 것을 확인한 김 씨는 무작정 춘천을 찾았다.
그러나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했던 탓에 도움을 받고자 경찰서로 향했고, 두리번거리는 김 씨를 발견한 외사과 노수진 순경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김 씨는 "친부모를 찾아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김 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노 순경은 '헤어진 가족 찾기' 서류를 대신 작성해 접수했다.
그러나 다음 날이 출국일이었던 김 씨는 친부모를 찾지 못한 채 덴마크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고, 출국 후 헤어진 가족 찾기 담당인 이효진 경사가 주민조회 검색을 통해 생모의 소재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생모는 이미 다른 가정이 있어 춘천의 미혼모 보호시설인 마리아의 집 오틸리아 수녀를 통해 연락하기를 희망한다고 알려왔다.
이에 노 순경은 김 씨에게 '오틸리아 수녀님을 통하면 생모와 연락이 가능하다'는 이메일을 보냈고, 두 사람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며 김 씨가 '빨리 한국을 방문해 생모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은 끝에 지난달 12일 다시 한국을 방문한 김 씨는 29년 만에 생모와 감격의 상봉을 했다.
김 씨는 자신이 태어난 마리아의 집을 둘러보고, 춘천 명물인 닭갈비를 먹는 등 생모와 추억을 쌓았다.
생모를 찾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노 순경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노 순경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고 겸손해하며 "만약 생모가 만남을 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마음 졸였는데 만남이 성사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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