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신변 위해, 법치주의 도전…단호히 대처"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 결과에 불복한 이들의 과격행위가 우려됨에 따라 경찰도 경계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9일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과격 폭력행위와 집단행동, 주요 인사 신변 위협 등 심각한 법질서 침해가 예견되는 상황"이라며 "경기침체, 안보불안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도 겹쳐 국민 불안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서울지역에 을(乙)호 비상을, 다른 지역에는 경계강화를 발령했다. 을호 비상은 갑(甲)-을-병(丙)호-경계강화로 이어지는 비상령 중 2번째로 수위가 높은 단계다.
탄핵심판 선고 당일인 10일에는 서울지역에 최상위 경계태세인 갑호 비상을, 다른 지역에는 을호 비상을 발령한다. 갑호 상황에서는 전 지휘관과 참모가 사무실 또는 상황 관련 위치를 벗어날 수 없고, 가용 경찰력이 모두 동원된다.
이 청장은 "청와대, 헌법재판소, 국회 등 주요 시설에도 충분한 경찰력을 배치해 빈틈없는 방호태세를 구축하고, 헌법재판관 등 주요 인사의 신변 위해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헌재 판결을 방해하거나 결정에 불복하는 불법 폭력행위에는 더욱 엄정히 대처하라"며 "차량 돌진, 시설 난입, 분신, 자해 등 가능한 모든 상황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청장은 "국민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엄중한 상황에서 공직자의 본분에 어긋나거나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언행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엄정한 복무기강 확립도 주문했다.
그는 "14만 경찰이 혼연일체로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능히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증유의 혼란 속에 불안과 우려에 휩싸인 국민에게 경찰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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