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불량 고추 302t 밀수입…267t 국산 둔갑 유통

입력 2017-03-09 15:32  

중국산 불량 고추 302t 밀수입…267t 국산 둔갑 유통

보세운송 중 비밀창고서 다른 물품으로 바꿔치기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마른고추 302t이 밀수입돼 267t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총책과 자금책, 비밀창고 관리자, 보세운송기사, 매입·유통책 등을 구성된 밀수조직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총책 최모(52) 씨와 자금책인 폭력조직 간부 정모(51) 씨, 보세운송기사 등 7명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밀수입된 고추 운송과 판매에 관여한 5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12월 18차례에 걸쳐 중국산 마른고추 302t(시가 30억원 어치)을 인천항을 거쳐 몰래 들여와 267t을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산 불량 고추는 고춧가루로 가공되고 나서 국산과 섞여 국산 고춧가루로 둔갑, 매입 알선책과 매입업체와 도·소매상을 거쳐 팔려나갔다.

검찰이 밀수입된 중국산 고추 35t을 압수해 일부를 식약처에 검역을 의뢰한 결과 "식품원료로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판매하면 안 된다"는 답을 얻었다.

이들은 단무지를 수입하는 것처럼 세관에 신고하고 나서 마른고추를 실은 컨테이너가 인천항에 들어오면 인근 보세창고로 운송하면서 중간에 비밀창고에 들러 마른고추를 내리고 단무지를 싣는 '바꿔치기' 수법을 썼다.




보세운송의 허점을 간파하고 미리 배차 담당자와 보세운송기사 등을 매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속기소 된 보세운송 기사는 마른고추가 들어있는 컨테이너가 세관 검사대상으로 지정되자 검사 이전에 컨테이너를 비밀창고로 옮겨 단무지로 바꾼 다음 검사를 받아 세관 검사를 무력화했다.

보세운송은 수입 화물을 항만에서 통관하지 않고 세관장 승인을 받고 물품 그대로 다른 보세구역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검찰은 이들이 관세율 270%인 마른고추 302t을 밀수입해 30억원 이상의 관세를 포탈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고추 밀수로 9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겼는데 자금줄 역할을 한 조폭 간부 정 씨는 3억원에 가까운 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통관 편의를 위해 마련된 보세운송 제도를 악용,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신뢰를 저해한 사건"이라며 "처음 하역한 물품과 통관하려고 도착지 보세창고에 반입된 물품의 동일성을 담보하고 보세운송 차량의 경로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osh998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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