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전 日에 유출된 19세기 투구와 갑옷 돌아왔다

입력 2017-03-09 15:52   수정 2017-03-09 17:36

120년 전 日에 유출된 19세기 투구와 갑옷 돌아왔다

미술품 수집가, 英서 구매 "고종 소유품"…학계 "왕실 유물 근거 없어"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세기 후반 일본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의 투구와 갑옷 일체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예술기업 스타앤컬쳐는 9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미술품 수집가 윤원영 씨가 지난해 11월 영국의 한 사설 경매에서 사들인 투구와 갑옷, 조복(朝服, 관원이 경축일이나 주요 의식이 있을 때 입던 예복), 허리띠, 후수(後綬, 관위를 나타내는 표식), 신발 등을 공개했다.

스타앤컬쳐는 경매업체가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이 무구(武具) 일체가 1900년 일본에서 독일인 골동품 상인에 의해 판매됐고, 한 영국인이 1902∼1905년에 구매해 작년까지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투구 앞쪽에는 발톱이 다섯 개인 용 장식이 있고, 뒤쪽에는 봉황이 양각돼 있다. 또 좌우 측면에는 공작 날개 문양이 있다. 갑옷은 붉은색 천으로 만들어졌으며, 어깨 위쪽와 아래쪽에 금속 재질의 용 장식이 달렸다.

윤 씨는 "투구에 있는 오얏꽃과 용, 봉황 장식으로 봤을 때 고종이 소유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투구와 갑옷이 고종 황제의 물품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그것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계에서는 이 무구를 고종이 소유했다고 단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복식사를 전공한 이은주 안동대 교수는 "실물을 보지 않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묵서 같은 것이 없다면 왕실 유물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공개된 무구와 흡사한 장식이 있는 투구, 갑옷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구, 갑옷과 함께 들어온 허리띠, 후수, 신발 등이 모두 한 묶음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후수는 1∼2품이 사용했을 것 같고, 허리띠는 흑각대(黑角帶)로 5품 이하가 쓰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학계 관계자는 "오래된 유물인 것은 맞지만, 고종과 관계가 있다는 단서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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