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선고前 메시지 일절 자제…'선고後' 국론통합 방점
인용시 11일 촛불집회 불참 관측…"인용돼도 시기 두고 출마선언"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역사적인 탄핵선고를 하루 앞둔 9일 야권의 대선 선두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공식일정 없이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대선 여부가 결정되기도 하겠거니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예측할 수 없는 '판'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긴장감 속에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선캠프인 '더문캠' 역시 무거운 분위기에 뒤덮인 채 헌법재판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탄핵선고 전까지는 공개 행보는 물론 일체의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서울 홍은동 자택에 머물며 '포스트 탄핵' 구상에 몰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현실화하거나 탄핵이 기각돼 박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할 경우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일등주자로서 한 발자국, 말 한마디가 신중하고 무거워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지금은 어떤 일정도 계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지난 6∼8일 전국 성인남녀 1천530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2.5%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전 대표는 지난주보다 0.3%포인트가 하락한 36.1%의 지지도를 보였지만 여전히 다른 주자들을 압도했다.
캠프는 헌재가 탄핵 인용 선고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조기 대선 선두주자이자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탄핵 과정에서 불거진 보혁 갈등으로 인한 국론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를 최우선 과제로 놓고 대선 일정을 재개할 것이라는 게 문 전 대표 측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탄핵안이 인용된다면 문 전 대표는 오는 11일 주말 촛불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탄핵찬반 진영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한 문 전 대표로서는 통합과 치유에 나서야 할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탄핵선고 이후 어떤 행보로 나가야 하는 게 바람직한지 캠프에서 논의 중"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어떤 일정도 계획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포스트 탄핵' 행보를 국민 통합을 위한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방향으로 잡아나간다는 방침이다.
문 전 대표는 탄핵안이 인용되더라도 곧바로 출마선언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당장 출마선언이 중요한 게 아니다. 탄핵 결과가 나오면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를 우선 판단한 뒤 적절한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출마선언을 할지도 그림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