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14.6m 강풍 타고 번져…현재는 소강상태, 10㏊ 소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이재현 기자 = 9일 오전 건조특보와 강한 바람 속에 발화해 10㏊ 이상의 산림을 태운 강릉 옥계면 산계리 산불이 10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13년 전에도 대형 산불을 겪은 이 마을 주민들은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8분께 발생한 산불은 날이 저물면서 다소 바람이 잦아들어 이날 오후 8시 현재는 소강상태다.
산불 진화에 투입된 16대의 진화 헬기는 이날 오후 6시 40분을 기해 모두 철수했다.
현재 큰 불길은 잡았으나 옥계 저수지 방면 북동쪽 산등성이 곳곳에 불길이 남아 있어 500여 명의 인력이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산림 당국은 이날 불이 정상 8부 능선에서 시작된 점 등으로 미뤄 입산자 실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불은 발생한 지 1시간여 만에 초동 진화됐다. 그러나 오전 11시 28분께 강풍으로 재발화했다.
산불이 난 옥계지역에는 이날 순간 최대풍속 초속 14.6m의 강풍이 불었다.
이후 평균 초속 6∼7m 강풍이 계속 불고 산세가 험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강릉시는 전 직원을 총동원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일몰 전 완전진화에는 실패했다.
불은 한때 강한 바람을 타고 최초 발화 지점에서 산등성이를 넘어 3㎞ 떨어진 산계 1리 마을회관 뒷산 쪽으로 번져 한때 마을을 위협하기도 했다.
강한 바람에 불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이 마을 주민 12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때 대피하기도 했다.
산림 당국은 불이 밤사이 마을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고자 펌프카 등 진화 장비 70여 대를 마을 주변에 배치, 방화선을 구축했다.
그러나 해당 주민들은 13년 전 대형 산불 악몽에 몸서리치고 있다.
이날 불이 난 곳은 속칭 '금단이골'로, 13년 전인 2004년 3월 16일 밤 산불이 나 15시간여 만에 완전진화 됐다.
당시 불로 임야 95㏊가 소실되고 가옥 4채가 불에 타 1명의 이재민을 났다.
또 116가구 305명의 주민이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명이나 민가 피해는 없다"며 "산세가 워낙 험해 인력 진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밤사이 소강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 날이 밝는 대로 헬기를 다시 대거 투입할 계획"이라며 "헬기가 다시 투입돼 진화 작업에 나서면 완전히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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