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0회 양의지 희생플라이·김태균 쐐기 투런포로 11-8 승리
오승환 2이닝 3K 무실점 완벽투…1승 2패로 차기 대회 예선 강등 피?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신창용 김승욱 이대호 기자 = 2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당한 한국야구가 대만에 진땀승을 거두고 겨우 체면치레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야구국가대항전 2017 WBC 서울라운드 A조 3차전에서 대만과 연장 승부 끝에 10회초 양의지(두산)의 결승 희생플라이와 김태균(한화)의 쐐기 투런포 덕에 11-8로 이겼다.
8-8로 맞선 9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등판한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이스라엘(1-2 패), 네덜란드(0-5 패)에 모두 져 일찌감치 각 조 1, 2위가 나서는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1승 2패, 조 3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조 최하위를 피해 2021년 열릴 다음 대회에서도 본선에 바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대만은 3전 전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다음 대회에서는 예선부터 치러야 한다.
한국은 2006년 WBC 첫 대회에서 4강에 오르고 2009년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야구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2013년에는 2승 1패를 거두고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터라 대회 사상 처음 국내에서도 열린 올해 대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노렸으나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다시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과 대만은 이미 2패씩을 당해 탈락이 확정됐지만 한 치 양보도 없었다.
김인식 감독은 1, 2차전에서 중심타자로 제구실을 못한 데다 감기몸살까지 앓은 김태균을 이날 대만전 선발라인업에서 뺐다, 대신 네덜란드와 2차전에서 대타로 처음 출전했던 최형우(KIA)를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앞선 두 경기에서 1득점에 그치며 무기력하게 물러섰던 타선이 4이닝 만에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뒤늦게 폭발했다.
1회 박석민(NC)의 적시타로 선제 득점한 대표팀은 2회 양의지, 최형우의 연속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며 대만 선발 천관위를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다.
김하성(넥센)이 바뀐 투수 궈쥔린에게서 볼넷을 골라 만루가 되자 서건창(넥센)이 우익수 쪽 2루타로 주자 둘을 불러들였다.
이후 민병헌의 희생플라이, 이용규(한화)의 우전안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난 대표팀은 박석민이 몸에맞는공으로 출루하며 궈쥔린마저 강판시켰다.
이대호(롯데)가 판웨이룬의 공에 헬멧을 맞아 출루, 2사 만루로 찬스를 이어간 뒤에는 손아섭의 내야안타로 다시 점수를 보태 6-0으로 달아났다.
선발 투수 양현종(KIA)은 경기 시작과 함께 네 타자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2회말 1사 후 린이쥐안의 2루타를 포함해 4안타와 몸에맞는공 등으로 석 점을 빼앗겨 6-3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대표팀은 4회초 1사 1, 2루에서 이대호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 추가득점하고, 손아섭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해 8-3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마운드가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3이닝 3실점을 기록한 양현종에 이어 4회 마운드에 오른 심창민(삼성)이 1사 1루에서 린저쉬안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8-5, 다시 석 점 차로 좁혀졌다.
이어 5회부터 던진 차우찬(LG)이 6회말 볼넷과 3안타로 두 점을 내줘 8-7까지 쫓겼다.
7회에는 장시환(kt)이 2사 후 가오궈후이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맞은 뒤 천융지의 중전안타 때 중견수 이용규의 수비 실책까지 겹쳐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9회초 2사 만루 찬스를 날린 대표팀은 9회말 이현승(두산)이 선두타자 장즈셴에게 2루타를 맞아 패배위기에까지 몰렸다.
그러자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4번타자 린즈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이날 2루타 두 개를 친 린이쥐안을 고의4구로 거른 뒤 가오궈후이를 삼진, 천융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고 팀을 구했다.
큰 고비를 넘긴 대표팀은 10회초 1사 후 오재원과 손아섭의 연속 안타로 주자 1, 3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양의지가 중견수 쪽 희생플라이로 오재원으로 홈에 불러들여 결승점을 뽑았다.
박건우(두산) 타석에서 대타로 들어선 김태균은 좌중간을 가르는 투런포를 터트려 그간의 마음고생까지 날려버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터트린 유일한 홈런이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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