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WBC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빛난 선수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홈에서 치른 서울라운드에서 1승 2패에 그쳤다.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을 위로한 유일한 선수는 마무리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었다.
MLB닷컴도 오승환의 활약에 주목했다.
MLB닷컴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오승환이 등장하자 그동안 날카로웠던 대만의 스윙이 멈췄다"며 "세계 최정상급 구원 투수의 위력이었다"고 오승환의 활약을 표현했다.
오승환은 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년 WBC 대만과 경기에 8-8로 맞선 9회말 무사 2루에 등판해 2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 3탈삼진을 기록했다. 한국은 오승환 덕에 위기를 넘겼고, 11-8로 승리했다. 오승환은 승리투수가 됐다.
김인식 한국 대표팀 감독은 "오승환이 2이닝을 던졌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MLB닷컴은 김인식 감독의 오승환 활용법을 "세이브 상황을 기다리지 않고, 팀이 가장 절박할 때 마무리를 활용하는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의 투수 운영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 오승환은 완벽했다. 이스라엘과 개막전, 대만과 예선 최종전에 등판해 3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 6탈삼진으로 막았다. 이스라엘전 2사 만루, 대만전 무사 2루 등 위험한 순간에 등판했지만 앞 투수가 남긴 주자의 득점을 봉쇄했다.
오승환은 2013년 WBC에서도 3경기 2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6탈삼진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당시 한국은 2승 1패를 하고도 대만, 네덜란드에 밀려 조 3위에 그쳤다. 그때도 팀은 무너졌고, 오승환 홀로 버텼다.
오승환은 우여곡절 끝에 WBC 대표팀에 합류했다.
해외원정도박으로 벌금을 낸 이력이 논란을 불렀다.
하지만 대회에 돌입하니, 오승환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오승환이 연습 투구를 하는 장면에도 관중석에서 탄성이 나왔다.
한국은 너무 일찍 WBC 무대에서 퇴장했지만, 오승환은 압도적인 투구로 쉽게 사라지지 않을 여운을 남겼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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