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수석 "대통령 말 전달만…내가 지시입장 아냐"

안종범 전 수석 "대통령 말 전달만…내가 지시입장 아냐"

최순실·김종·장시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지시에 따라 문체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최순실씨 소유로 알려진 회사 더블루K를 컨설팅 업체로 소개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자신은 '박 대통령 말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책임에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국정 운영의 한 책임을 맡았던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을 결정하는 탄핵 심판 선고일에 내놓은 발언이라 눈길을 끈다.

안 전 수석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조카 장시호씨,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 전 수석이 국정농단 형사 재판에서 증인으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GKL이 스포츠단을 창단한다고 하는데 스포츠 마케팅 전문회사라고 더블루K가 있으니 대표를 GKL 사장과 연결시켜 주라고 했다"며 "(더블루K 대표) 전화번호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준 거여서 제가 연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구체적으로 GKL에 스포츠단을 창단해서 더블루K와 계약을 맺으라고 한 건 아니다"라며 "단지 대통령이 관심갖고 있는 회사인데 서로 연결하라고 했으니 한 번 만나보라고만 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검찰이 "증인이 지시한 게 아니고 대통령 말을 전달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자신이 지시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지시를 받고 GKL 대표에게 전화할 때도 어떻게 표현했는진 모르지만 '꼭 해야 한다'는 강제적 의미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VIP가 언급한 건 소개해 주라는 차원이고, 저는 '무리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검찰이 "일반인 기준에서 청와대 수석이 '검토해보라'고 하더라도 공기업에서는 강한 부담을 갖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묻자 "제가 개인적으로 한 게 없고, 주로 대통령 지시하에서 하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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