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김현정 기자 = 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자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과 서울광장 탄핵 반대 텐트촌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오전 헌재 인근에서 열린 탄핵 찬성·반대 집회에 참석하느라 천막과 텐트촌에 남은 사람들은 극소수였다.
하지만 자리를 지키던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헌재 판결에 집중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월호 천막과 서울광장 텐트촌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노란리본공작소' 천막에 있던 김현성(46)씨는 "밤새 조마조마했다"며 "수원에서 아침에 기차 타고 올라왔는데 리본을 만들다 (탄핵 인용) 얘기를 듣고서 너무 기뻤다. 국민의 염원이 이뤄졌다"며 흥분된 목소리로 울먹였다.
반면 서울광장 탄핵 반대 텐트촌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보수단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설치한 20여동의 텐트를 지키던 60∼70대 남성 10여명은 탄핵 인용 소식이 전해지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군복을 입고 텐트촌을 지키던 한 남성은 탄핵 결정이 나자 말없이 담배를 꺼내 물며 한숨을 내쉬었다.
텐트촌 앞을 지나가던 70대로 보이는 남성은 텐트촌을 향해 "탄핵이 인용됐다. 여기서 뭐 하고 있느냐. 헌재로 가자"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격해진 감정에 욕설을 내뱉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텐트촌을 지키는 대부분 시민은 흥분하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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