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경제 '사면초가'…정부 중심 잡고 발 빠른 대응 필요"

입력 2017-03-10 13:06   수정 2017-03-10 13:11

[대통령 탄핵] "경제 '사면초가'…정부 중심 잡고 발 빠른 대응 필요"

경제전문가 "분열되면 미래는 없다, 통합 필요…통합해법은 성장"

"기득권 부패·정경유착 없애고 공정성 강화 계기 돼야"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경제 전문가들은 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정부가 중심을 잡고 어려운 경제 상황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제팀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뭉쳐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기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등 시급한 현안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헌재 선고 이후 정치·사회적 갈등을 가장 경계하면서 통합을 바탕으로 경제 현안 해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통합의 해법으로 성장을 제시했다.

헌재 선고를 기득권 부패와 정경유착을 없애고 공정성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 "정치 포퓰리즘 있으면 구조조정·가계부채 암 수술 못해"

- 이필상 서울대 겸임교수(전 고려대 총장) -



탄핵 인용이 됐지만 인용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갈등을 이용하거나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사회 혼란이 빚어져 국정이 마비되면 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정치권은 결과에 승복하고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경제는 '사면초가'다. 중국이 사드 보복을 하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다. 미국이 4월에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 경제가 충격을 받는다. 세 번째 뇌관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정부가 중심을 잡고 안보는 물론, 경제를 제대로 지키려는 강력한 소신을 보이고, 국민을 안정시켜야 한다. 경제팀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 구조개혁이다. 가계부채도 구조개혁하고 일자리 만들면서 풀어야 한다.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경제 포퓰리즘 공약이 나올 수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포퓰리즘으로 가면 희망이 없다. 구조적 위기다. 한계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등 경제가 암에 걸렸는데 외부에서 충격이 오고 있다는 말이다. 정치 포퓰리즘이 있으면 암 수술을 할 수 없다. 국민도 정치 실상을 제대로 보고 선거를 해야 한다. 강력한 경제외교도 필요하다.

정치권은 갈등을 조장하거나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갈등이 지속되면 혼란이 빚어져 국정이 마비되고 경제가 충격을 받는다. 정치권은 헌법재판소의 선고 결과를 승복하고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정치권, 경제위해 정부 도와라…정치·경제 분리돼야"

-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



헌재의 대통령 파면 선고는 우리 국민이 얼마나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보여준 것이다. 경쟁력을 저하하는 기득권의 부패의식이 철저히 없어져야 한다. 공정성을 키우고 기득권의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제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 우리 역사에 분열의 경험이 너무 많다. 지금처럼 시기가 엄중한 때 분열되면 미래는 없다. 모든 국민이 헌재의 선고를 받아들이고 정치인들도 통합에 방점을 둬야 한다.

지금 실정에서 누가 대통령이 돼도 경제가 금방 나아지기는 어렵다. 대선 주자들은 허황한 장밋빛 공약으로 대통령이 되면 어려움에 직면하고 또다시 국민이 광장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두 달 남은 정부는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정치권도 정부를 열심히 도와줘야 한다. 당장 급한 일들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과 사드 문제로 갈등 겪고 있는데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정해서 외교부와 경제팀이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한다.

다음 정부에서 가장 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가 가계부채다. 특히 한계가구가 180만 가구나 된다.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중요하다.

또 이번 계기로 정치가 기업들을 옥죄고, 자기들 화풀이하는 대상으로 삼는 적폐가 사라져야 한다. 기업인 의욕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정치와 경제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



◇ "인적자본 통한 성장으로 통합 구현해야"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금융학회장) -



시민혁명을 통해 체제 자체가 바뀐 역사적인 순간이다.

'87년 체제'가 30년 지속되다가 이제 '17년 체제'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17년 체제'의 정착과 모색이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잡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현재 여러 위기가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선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인세대와 삼포세대라 불리는 젊은 세대들이 직면한 건 '가난'이다. 이런 가난을 성장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규제완화'와 '투자촉진'에 다시 천착하는 건 흘러간 물레방아를 돌리는 일이다. 이를 통해서는 '성장엔진'이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 자본에 기울어진 방식으로는 안된다. 노동과 기술생산성이 담보된 인적자본을 키워서 성장동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는 비단 경제뿐 아니라 사회와 경제를 큰 시각에서 바꾸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지금 국민통합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는 성장이 줄어들어 노인과 청년층의 불만이 커진 데 따른 경향이 있다. 노동과 기술생산성이 담보된 인적자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장착한 성장을 구현해 낼 수 있다면 국민통합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 본다.

현재의 정부는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는 문제가 더 터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차원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 "정부, 우선순위 두고 시급한 현안부터 챙겨라"

-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



현재 경제팀이 기존 정책에서 우선순위를 둬 시급한 것부터 챙겨야 한다. 재정의 조기집행 관련해 내수회복 효과가 큰 것부터 해야 한다. 이런 것을 챙기면서 차기 정부에 대한 이양을 준비해야 한다.

제일 시급한 문제는 사드 문제다. 중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풀어야 한다. 대미 관계도 중요하다. 4월에 환율 보고서가 나온다. 대미 흑자를 줄이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우리가 '이런 계획을 하고 있고 이렇게 실천하겠다'고 미국에 꾸준히 얘기해야 한다.

대선이 끝나고 5월 중순이 되면 경제가 이슈의 초점이 될 것이다.

경제를 힘들게 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다. 이와 관련해 서비스산업 규제, 노동시장 등 많은 이슈가 제기됐다. 새 정부가 유념해야 한다. 4차산업 이야기가 많은데 그것을 실현할 수 있게 규제 관련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또 성장 경제로 전환해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지금은 성장동력이 상실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장을 해야 소득이 늘어난다. 소득 증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포용적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 소득격차, 사회적 이동성의 저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의 문제를 풀어야 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

대선과 관련해서는 인수위가 없는 것이 큰 문제다. 이를 보완하려면 정당이 일종의 섀도 캐비닛을 미리 준비해서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TV토론도 정책 토론에 맞춰져야 한다. 그래야 시행착오와 시간 낭비를 막고 혼란을 예방할 수 있다.

lees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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