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연한 분위기속 의총서 성명… 정병국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류미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결정된 10일 바른정당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 주요 사무처 당직자들은 국회 본관에 모여 탄핵심판 선고 과정을 지켜봤다.
정병국 당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구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는 선고 30분 전인 오전 10시 30분께 본관 2층 회의실에 도착해 원형 테이블에 자리했다.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들은 '국민통합'과 '헌재존중'이라고 쓰인 배지를 착용했으며 회의장 원탁 책상에도 '헌재존중', '국민통합'이라고 쓴 손팻말을 설치했다.
이들은 회의장에서 설치된 대형 TV로 방송사의 생중계를 지켜봤다. 정병국 당 대표와 김무성 의원은 두 손을 모은 채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판사 출신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발언을 받아적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 32명은 탄핵이 기각될 경우 의원직을 총사퇴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기각에 대비해 사퇴서 32장도 준비했다.
황영철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들에게 "탄핵이 기각되면 바로 이 자리에서 준비한 사퇴서에 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정미 권한대행이 본격적으로 결정문을 읽기 시작하자 비공개 의원총회로 전환했다가 탄핵 인용이 결정되자 회의실 문을 열고 다시 취재진을 맞았다.
원탁에 앉았던 의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섰으며 회의실 전체에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바른정당이 탄핵에 앞장선 것도 사실이나 박근혜 정부 출범에 공헌한 인물이 상당수 포함된 만큼 환호를 지르거나 웃음기를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참석자 상당수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정병국 당 대표는 떨리는 목소리로 인용에 대비해 준비한 성명을 읽어내리는 도중 두 차례 목이 메어 읽기를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정 대표는 "헌재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 오늘 판결은 국민의 힘으로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부패한 패권주의와 절연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정 대표의 성명 발표 후 다시 비공개 의총으로 전환해 향후 정국의 향방을 전망하고 대응책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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