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총서 "헌정사의 비극…오늘은 대선 이야기 자제"
국민의당, 통합·승복 강조…개헌추진 목소리 분출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서혜림 기자 = 야권은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선고가 이뤄진 뒤 국민통합을 강조하면서 혼란한 정국의 수습을 주도하는 모습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민주당은 여당이 사라진 원내의 제1당이라는 위상을 갖게 된 데다 조기대선까지 앞두게 되면서 연일 '몸조심'을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길고 긴 '탄핵 정국'이 종지부를 찍은 것이 홀가분한 듯 밝은 표정으로 의원총회장에 입장했다. 하지만 큰 소리를 내서 웃는 사람 없이, 되도록 차분한 태도로 서로 인사를 나눴다.
의원들이 "수고했다"라고 악수를 하며 덕담을 나누는 가운데, 한 의원은 "크게 웃지들 말자"라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입을 가리면서 "웃음이 나오는 것을…"이라고 답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제1당으로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자고 뜻을 모았다"면서 "의원들도 엄중한 시국에 해야할 일을 하자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예전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촛불민심의 명령에 따라 적폐청산과 정권교체를 위한 각오를 단단히 다져가자"라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현직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일은 헌정사의 비극"이라면서 "우리도 선출직 공직자들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한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공개로 이어진 의총에서는 "국민이 우리당의 태도를 지켜보고 있다. 너무 환호작약하지 말자"면서 "반대한 사람들도 국민이다. 오늘은 대선 이야기는 많이 하지 말자"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국민통합과 더불어 당의 단합을 강조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설훈 의원은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가자. 개헌과 탈당을 말하는 분들과도 함께 가자. 지금은 배척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당 지도부는 대표실에 모여서 탄핵 결정 선고를 지켜봤다. 선고 내내 대표실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인용 결정이 내려지자 "아~!"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민주당은 대표 회의실의 뒷걸개(백드롭)를 태극기가 물결치는 그림으로 바꾸고, 단상에는 "모두의 대한민국입니다"라는 글귀를 붙였다.
윤관석 수석 대변인은 이에 대해 "태극기가 그동안 너무 비정상적으로 특정 탄핵 반대 집회에 사용됐다"며 "국민 통합의 의미와 제1당의 책임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역시 승복과 통합을 강조하는 가운데 탄핵을 계기로 개헌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탄핵을 두고 갈등과 반목은 깨끗이 잊고 서로 화합과 치유를 통해서 미래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매진하는 것이 위대한 대한민국 지혜로운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기하라는 것은 70% 이상의 국민들이 정치권에 준엄히 요구하는바"라며 "안이하고도 오만한 대선주자와 패권주의세력의 집권을 막지 않으면 정권교체는 될지 몰라도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정권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비난했다.
황주홍 의원도 "탄핵의 완성, 촛불민심의 완성은 개헌에 있다"며 "분권적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통해서만이 촛불민심은 탄핵의 결정은 완성되는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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