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취약한 소나무 단순림 많고, 계절풍 탓에 대형 산불 이어지기 십상
2월 강수량 최악…3월도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돼 당분간 위험 지속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릉·동해·삼척 등 동해안 3개 시·군에 건조경보가 내려지고 강원 대부분 지역으로 건조특보가 확대하는 등 산불 발생 위험이 매우 커지고 있다.
봄철에는 따뜻한 기온과 강한 바람, 낮은 습도에 따른 기후적 요인 탓에 작은 불씨가 대형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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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형 산불이 잦은 동해안 지역은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단순림이 많다.
봄이 되면 양양과 고성 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까지 불어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는 특이한 기상현상이 나타나 대형 산불로 이어지기에 십상이다.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 야산에서는 지난 9일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지면서 산림 75㏊를 잿더미로 만든 뒤 꼬박 하루가 지난 10일에서야 완전히 꺼졌다.
이날 불은 발생 1시간여 만에 초동 진화됐으나 강풍으로 재발화했다.
당시 강릉을 포함한 동해안 6개 시·군에는 지난 7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었고, 산불이 난 옥계지역에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14.6m의 강풍이 불었다.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최초 발화 지점에서 3㎞ 떨어진 산계 1리 마을 회관 뒷산 쪽으로 번져 주민 12명이 한때 대피하기도 했다.
밤새 산림을 집어삼킨 화마는 이튿날이 돼서야 완전히 꺼졌고, 13년 전에도 대형 산불을 겪은 옥계면 산계리 일대 주민들은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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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소방본부가 분석한 최근 3년간 도내 봄철(3∼5월) 화재 발생 현황을 보면 2014년 723건, 2015년 940건, 2016년 762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매년 평균 808건의 불이 났고 이는 1년간 전체 화재 발생 건수의 34.7%를 차지한다.
발화요인은 부주의가 1천586건(65.4%)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주된 부주의 요인은 담배꽁초가 573건(36%), 쓰레기 소각 330건(21%)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봄철은 영농준비로 영농부산물과 농산폐기물 소각, 등산객 취사행위 등에 따라 임야나 야외 화재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최근 3년간 발생한 임야화재 928건 중 530건(57%)이 봄철에 집중하여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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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지난달 강원 영동지역에 비가 내린 날은 단 하루로 4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강원지방기상청이 분석한 2월 기상특성을 보면 강릉을 비롯한 영동지역 강수일수는 단 하루로 평년의 6.6일보다 5.6일 적어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최저였다.
이 기간 강수량도 3.4㎜에 불과해 평년 48.3㎜의 7%에 불과했다. 1973년 이후 최저 3위다.
건조한 날씨로 2월 6일 동해안에 건조특보가 발효돼 22일까지 지속했다.
앞으로 한 달간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돼 당분간 건조한 날씨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에는 작은 불씨가 번져 산림을 파괴하는 등 대형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정된 장소 이외 불법 소각행위는 금지해야 하고, 입산 시 인화성 물품을 소지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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