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공허한 '신뢰프로세스' 4년…남북 대결구도 고착

입력 2017-03-10 15:57   수정 2017-03-10 17:21

락토핏 당케어 광고 이미지
난각막NEM 광고 이미지
[대통령 탄핵] 공허한 '신뢰프로세스' 4년…남북 대결구도 고착

北 변화 이끌 방법론 못 내놓은 채 대북제재에만 올인

北도발에 대화 시도 좌절…'최후 보루' 개성공단 전면 중단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홍국기 기자 =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내세우며 북한과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모색했지만,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속에서 추진 동력을 잃었고 결국 견고한 대결 구도만을 남긴 채 문을 닫게 됐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한편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대화와 협력을 추진,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구축, 통일기반을 조성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뜻은 좋았지만 어떻게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낼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북한의 도발이 거듭될수록 '단호한 대응'만 남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내용은 좋았는데 북한의 신뢰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 전혀 없었다"면서 "시작에서부터 실패가 잉태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이 박근혜 정부의 출범 직전인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시작부터 꼬였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표 대북정책을 제대로 펴보기도 전에 한 방 맞은 것"이라며 "이후에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제대로 가동하기 어려운 환경이 계속 펼쳐졌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3월 북한에 민생 인프라 구축과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 동질성 회복 등을 제안한 '드레스덴 선언'을 하는 등 북한에 손을 내미는 노력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에 번번이 좌절됐고,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로는 제재와 압박에 '올인'하게 됐다.

특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에는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개성공단 가동마저 전면 중단됐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주도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북으로 엄청난 현금이 유입되는 개성공단을 내버려 둘 수 없었다.

하지만 한편에선 북한에 시장경제를 학습시키고 남북 간 성공적인 경제모델이 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폐쇄에 더욱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제재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이 돼야 하는데 오직 제재에만 올인하는 비전략적인 대북정책이었다"면서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전략은 없고 김정은 정권과의 강대강 대결 구도만 더욱 고착시켰다"고 평가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정부는 북한과의 문제를 풀기보다는 북한이 망할 것이라는 현실 안주적인 자세를 보였다"면서 "북한에 농락당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정부가 견지해 온 압박과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은 '5월 대선' 이후에는 바뀔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사회교류나 인도적 지원은 정치 상황과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선거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 논의가 본격화될 수도 있지만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급격한 상황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핵 개발을 고집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는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지한 태도 변화가 먼저"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잠정 중단 이후 이뤄진 두 차례 북한의 핵실험에 따라 대북제재가 크게 강화돼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개성공단이 다시 정상적으로 가동되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transi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