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통합 초점속 행선지는 다르게…안철수, 종교지도자와 만남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야권 대선주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결정이 내려진 10일 '치유'와 '통합'에 초점을 맞춘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주자별로 나름대로의 선거전략에 따라 행선지를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 TV로 탄핵심판 결정을 확인한 뒤 정오께 집을 나서 진도 팽목항으로 향했다.
촛불과 탄핵정국의 시작점이 된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위로하면서 치유와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팽목항 방문을 비공개로 조심스럽게 추진했으나 동선이 미리 알려지면서 캠프 측이 뒤늦게 일정을 알렸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촛불도, 탄핵도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된 면이 있다.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운 장소이지만, 또 새로운 희망이 다시 시작돼야 하는 곳도 바로 팽목항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호남 지역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11일에는 광주에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탄핵 선고일인 이날부터 주말인 12일까지 사흘간 선거 캠페인을 아예 멈추고 도정에 충실하기로 했다.
탄핵에 대한 찬반양론이 격렬하게 대치하는 가운데,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특정 대선 후보가 광장에 나서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차분하게 이 상황을 맞이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며 "몇%일지는 모르지만 이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분들에게도 마음을 진정할 시간을 드리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저녁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분향소에 참배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고, 이어 촛불집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탄핵 완수에 이르기까지 광장의 '촛불민심'과 함께 호흡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를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이 시장 캠프 대변인인 제윤경 의원은 "광장에 모인 촛불민심이 직접민주주의로 탄핵에 성공했는데, 침묵하지 않고 나선 시민들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 남은 과제를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행보를 통해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오전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화해하고 통합하는 일에 열심히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선고 생중계를 시청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종교 지도자들과 많은 국민을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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