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건강상태 평가 OECD 회원국 중 '꼴찌'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꽤 높은 편이지만, 스스로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비율은 OECD 꼴찌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OECD 건강 통계 2016'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의 불명예와 함께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인 '인지하고 있는 건강상태' 항목에서도 최하위에 랭크됐다.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중 본인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32.5%였다.
반면 OECD 회원국 평균은 69.6%로 한국의 배 이상이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각각 91.4%, 85.2%였고, 캐나다와 미국도 88.1%로 높은 편이었다.
자신의 건강이 양호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30%대에 불과한 나라는 한국 외에 일본이 유일했다. 일본은 2013년 기준으로 35.4%였다.
하지만 한국의 기대수명은 82.2년으로, OECD 평균인 80.8년보다 1.4년 길다. 일본의 기대수명이 83.7년으로 가장 길었다.
일본과 한국은 기대수명이 높은 편인데도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은 많지 않아 특이한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상태에 대한 주관적 평가는 기본적으로 객관적 건강상태의 영향을 받지만, 이를 해석하는 태도나 신념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런 이율배반적 양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진단한다. 즉 국가간 사회·문화적 인식차에 기인한 것이라는 얘기다.
답변 척도가 국가에 따라 다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답변 척도가 '매우 좋음-좋음-보통-나쁨-매우 나쁨'인 나라보다 '최상-매우 좋음-좋음-보통-나쁨'인 국가에서 자신의 건강이 양호하다는 응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장영식 박사는 "한국의 경우 '좋다', '매우 좋다' 보다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며 "일본과 한국은 적극적인 표현을 잘 하지 않는 문화적 배경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ECD는 매년 각 회원국으로부터 수백 개의 보건 부문 통계 지표를 제출받아 'OECD 건강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OECD가 제출을 요구하는 항목은 필요성이 높아진 항목은 추가하고 필요성이 낮아지거나 회원국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항목은 삭제해 매년 달라진다. 1995년 588개에서 1998년 1천421개로 늘었다가 2005년 410개로 줄었으며, 이후 다시 증가해 지난해에는 879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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