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의 전문가들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선 조목조목 비판했다.
량야빈(梁亞濱) 중국중앙공산당학교 부교수는 이날 신경보(新京報)에 게재한 논평에서 "동아시아에선 국민의 지도자에 대한 도덕적 기대가 크다"면서 "대부분 한국 국민이 이미 박근혜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는 점을 보면 탄핵안이 인용된 것은 국민 분노를 가라앉히고 혼란스러운 정국을 빨리 끝내는 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량 부교수는 "측근이 정치에 간섭한 것이 탄핵안을 인용시킨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면서 "박근혜가 감옥에 갈 가능성은 매우 커졌지만, 지지자가 적지 않은 데다 대통령을 역임했기 때문에 사면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가 파면된 것은 한국의 사법 제도가 제대로 역할을 발휘하였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이제 한국 정부는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으며 차기 정부가 박근혜의 정책을 이어받을지가 동북아 정세를 이끄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린대의 왕솅 교수는 "한국사회의 경제발전 모델이 이미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경제면에서 박근혜가 국민의 기대를 실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면서 "박근혜 집권 시기에 가장 큰 업적이 남북 관계에 있어야 했는데 한반도 통일이라는 약속도 기대에 못 미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왕 교수는 "혼란스러운 한국이 남북 관계를 긴장시킬 가능성이 있고 동북아 지역을 요동치게 할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용민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부연구원은 "박근혜가 탄핵을 당하기 전에 남북 관계를 완화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드 배치도 결정했기 때문에 한국과 주변 국가의 관계를 악화시켰다"면서 "한국의 향후 발전에도 잠재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스 부연구원은 "박근혜 파면 후 한국의 정치계에 권력 공백이 생긴 것이 한국의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이에 따른 한국의 권력 투쟁도 볼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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