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전체순매수의 73%…추가 인상횟수 자금이동 최대변수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미국이 소위 '제로금리' 정책을 단행한 이후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상장주식을 56조원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자금의 70%가 넘는다.
미국이 이번 주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외국인 자금의 이동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한국의 기초여건을 고려하면 자금이동이 급격하거나 대규모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추며 제로금리 정책을 펼친 후 지난달까지 8여년간 미국 투자자들은 국내 상장주식을 56조1천억원 순매수했다.
미국 투자자금은 2009년 7조3천980억원 순매수를 시작으로 2010년에는 14조9천120억원으로 배 이상으로 불렸다.
이후에도 매년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2015년 9조9천250억원, 지난해에는 7조6천65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올해도 1월 1조3천670억원, 2월 2조1천120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지난 8여년간 미국을 포함해 전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76조5천850억원 순매수했다. 미국인 투자자금은 전체 외국인 순매수의 73.3%를 차지한다.
미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시행한 이후 한국에 들어온 외국 자금 중 미국자금의 비중이 그만큼 컸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2009~2015년 7년간 상장채권도 14조7천억원 순투자했다.
지난 2009년 5조4천230억원 순투자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5년간 순투자를 이어가다가 2014년과 2015년에는 1조4천350억원, 5천600억원 각각 순유출했다.
미국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려고 수차례 양적 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시중에 풀었고 이 자금 가운데 일부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에 유입됐다.
이 때문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시작하면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유출이 급격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이미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0.25~0.50%로 올린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0.50~0.75%로 또 한차례 상향 조정했다.
지금까진 1년에 한 차례 정도로 금리 인상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다.
그러나 연준이 오는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이를 시작으로 올해 수차례 인상이 예상할 수 있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문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 실물 경기의 개선 수준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리가 점진적으로 올라가면 금융시장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경기 개선의 자신감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의 기초여건이 세계 금융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어 급격한 자금유출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시장에서 98%로 보고 있어 주목할 부분은 이보다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언급"이라며 "현재 연간 세 차례 금리 인상 확률도 60% 가까이 되지만 향후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오히려 금융시장의 안도 랠리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미국 제로금리 정책 이후 한국 주식·채권 순매수 규모(단위: 십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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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순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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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 채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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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2월 │ 2,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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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 1,3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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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 7,665 │ 미분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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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 9,925 │ -5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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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 3,828 │ -1,4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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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 2,714 │ 1,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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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 1,017 │ 2,3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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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 5,162 │ 1,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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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 14,912 │ 6,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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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 7,398 │ 5,4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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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56,100 │ 14,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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