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대주교 호남 지원요청에 화답…미사도 참석
(광주=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이틀째 호남에서 머무르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남은 민심의 상처를 보듬는 데 주력했다.
문 전 대표는 11일 광주 서구 상무동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을 방문해 김희중 대주교를 만났다.
사회 갈등을 지양하고 화합을 강조하는 종교계 지도자를 만나 조언을 구한 이날 행보는 탄핵을 이끈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을 끌어안는 동시에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는 데 적임자는 자신임을 내세우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전남 진도 팽목항에 들러서 "상처와 분열을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온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하는데 그 시작이 팽목항"이라는 말과 함께 세월호 가족을 만나 미수습자 수습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김 대주교를 만난 자리에서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상처나 아픔, 분열을 씻어내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새롭게 세울 은혜로운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넨 김 대주교는 개헌과 관련한 나름대로의 소신을 밝히며 문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김 대주교는 "국민으로부터 충분히 얘기를 듣고 개헌을 해야 하는데 정치인 몇 사람이 개헌을 얘기하는 건 오만한 것"이라고 말해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을 강조해 온 문 전 대표와 뜻을 같이했다.
북동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김 대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한 문 전 대표는 미사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촛불이 위대한 승리를 거뒀지만 이는 절반의 승리"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완전한 승리"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국민의 마음을 모아서 갈등과 상처, 분열을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미사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야권의 텃밭인 호남 민심에 지지를 호소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선후보 경선의 최대 승부처가 될 호남의 대의원 순회투표를 보름여 앞두고 다시 한 번 지지층을 결집하고 '반문 정서'를 가라앉히려는 의도다.
김 대주교로부터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광주·전남에 획기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들은 문 전 대표는 호남의 발전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했던 것보다 더 강력하게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며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만들고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의 꿈이 실현되도록 광주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170여개인 나주혁신도시 내 에너지 기업을 2020년까지 500여개로 늘려 이곳을 에너지밸리 중심으로 발전시켜 가겠다고도 이야기했다.
1박2일의 호남 방문을 마친 문 전 대표는 이른 시간 내에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히고 향후 행보 등을 포함한 경선 계획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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