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대교서 멈춰선 공항철도…일반열차 19대·KTX 3대 운행 중단·지연
1시간 40분 만에 같은 선로 공항철도 운행 재개…"동력장치 고장"
(인천·대전=연합뉴스) 유의주 손현규 최은지 기자 = 대전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역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인천 영종대교 위에서 고장 나 KTX와 같은 선로를 사용하는 공항철도 열차의 운행이 1시간 40여 분간 중단됐다.
주말 오전 발생한 사고로 KTX 열차와 공항철도 열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해외여행객 10여 명이 비행기를 놓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11일 공항철도와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1분께 대전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역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역과 중구 영종역 사이 영종대교 위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이 열차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제동장치가 작동해 정차했으며, 기관사가 코레일 관제실의 기술 지원을 받아 차량을 움직이려 했지만, 한동안 구동되지 않았다.
이 사고로 서울역∼인천공항역 하행선 구간의 공항철도 운행이 1시간 40여 분가량 중단됐고 인천공항을 출발해 서울역으로 향하던 상행선 공항철도 열차의 운행도 지연됐다.
중단되거나 지연 운행한 상·하행선 공항철도 열차는 일반열차 15대와 직통열차 4대로 파악됐다.
또 이날 오전 부산역, 진주역, 포항역을 각각 출발해 인천공항역으로 향하던 후속 KTX 열차 3대도 30분가량 지연 운행했다.
비슷한 시각 인천공항행 공항철도와 KTX 열차를 타고 있던 승객들은 모두 가까운 역에 내려 택시나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 공항으로 가는 불편을 겪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코레일은 KTX와 공항철도 승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각 역사에 자체 버스를 긴급 투입했다.
그러나 KTX나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가던 해외여행객 중 일부는 항공편을 놓치거나 가까스로 탑승했다.
한 공항철도 승객은 "즐겁게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비행기를 놓쳤다. 수백 명이 공항철도에서 내린 청라국제도시역은 아수라장이었다. 택시 잡기도 힘들었다. 지금 인천공항에서 화난 마음을 계속 억누르면서 앉아있다"면 인터넷에 불만 글을 올렸다.
실제 인천공항공사에는 해외여행객 16명이 이날 사고로 비행기를 놓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승객 57명이 탑승한 이 KTX 열차는 이날 오전 5시 55분께 대전에서 출발해 오전 8시께 인천공항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총 20량짜리인 고장 난 KTX 열차는 승객들을 모두 태운 채 이날 오전 9시 26분께 인천시 서구 검암역의 부본선(정차대기선)으로 옮겨졌다. KTX 승객 57명은 검암역에서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가 나자 KTX 열차의 기관사는 계속 열차 구동을 시도했고, 자력으로 후진할 수 있게 되자 KTX가 정차할 수 있는 검암역 승강장으로 회송했다"고 말했다.
공항철도 상·하행선 열차는 KTX 열차가 검암역으로 옮겨진 뒤인 오전 9시 38분께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공항철도 열차와 KTX 열차는 인천공항역에서 서울역까지 상·하행 각 1개 선로를 함께 이용한다.
공항철도 관계자는 "고장 난 열차를 검암역으로 옮기는 작업에 약 1시간 넘게 걸렸다"며 "현재 복구 작업이 끝나 공항철도 상·하행선 모두 정상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고장 난 차량을 경기도 고양 차량기지로 보내 정밀 점검한 뒤 사고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또 이날 사고로 비행기를 놓친 승객에게는 숙박비와 교통비 등 지연 보상금을 지급하고 항공사와 협의해 최대한 빠른 항공편을 제공할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 기관차의 동력장치 고장으로 열차 제동장치가 갑자기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정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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